[칼럼] 유닛 프라퍼티
어릴 적 내가 살았던 집은 영등포구 대방동에 있던 2층 집이었다. 대문에서 나가서 왼쪽으로 500 미터 정도 가면 미군 공군 부대가 있었고, 오른쪽으로 800미터 정도 가면 신길 초등학교가 있었다. 이층 현관에서 내려다보면 학교 선생님의 출근과 친구들의 등·하교를 다 볼 수 있는 전망 좋은 집이었다.
또 옥상에 올라가면 여의도뿐만 아니라 멀리 청와대도 보였으며 국군의 날에는 동네 사람들이 우리집 2층 옥상에 올라가서 국군의 날 행진을 구경하기도 했다.
이층 양옥집 중 위층은 우리 식구만 살았고, 아래층은 현관문을 두개를 만들어 둘로 나눠 각각 세를 놓았었다. 즉 아래에 두 유닛, 위층에 한 유닛 해서 3 유닛의 프라퍼티인 셈이었다. 여기 LA의 많은 유닛들처럼 원래 단독이었는데 나중에 3 유닛, 또는 4 유닛으로 허가를 받아 증 개축한 것과 마찬가지인 프라퍼티였다.
그래서 학교에 다녀와서 대문을 닫고 계단을 올라오면 좀 있다가 아래층 세입자가 대문에서 문을 열어달라고 두드리기 일쑤여서 우리 식구들만 사는 단독 집을 그리워하기도 했었다.
특히 매달 수도 또는 전기 고지서가 날아오면 엄마는 아래층 사시는 분들에게 전기료, 수도세등을 계산해서 전달받으셨고, 그때마다 조금씩 깎아서 내려는 세입자들의 모습을 바라보았던 것을 기억한다.
그래서 미국에 와서 부동산 에이전트가 된 지금도 유닛 프라퍼티의 집을 볼 때마다 전기, 개스, 수도계량기가 따로 되어있는지를 무의식적으로 제일 먼저 확인하게 된다.
유닛 프라퍼티를 보게 되면 보통 전기와 개스는 따로 계량기가 있는데 수도 계량기는 한 개인 경우가 많다.
최근 몇 년 동안 부동산 경기가 좋아지고 렌트비가 고공행진을 하자 유닛 프라퍼티에 대한 투자자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고 있다. 이자율이 계속해서 낮고 현금을 갖고 계신 투자자들이 여윳돈을 특별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자 유닛 또는 아파트에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
이에 지역별로 유닛 프라퍼티에 과열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때 서두르기보다는 꼼꼼히 살펴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한다.
첫째, 주택의 상태에 대한 꼼꼼한 점검이 필요하다. 유닛 매물은 테넌트가 살고 있기 때문에 집을 보지 않고 오퍼를 넣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에스크로가 들어간 다음 꼼꼼히 각 유닛별로 주택의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특별히 건축법상 각종 법규에 위반되어 있거나 요건에 맞지 않는 부분들을 알아봐야 한다. 또한 증·개축 과정에서 퍼밋이 제대로 되어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둘째, 해당 건물이 렌트컨트롤 지역에 있는지, Historic Preservation 조닝지역에 있는지, 또는 조닝 법규 위반을 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종종 시 조례 등으로 개인의 재산권을 사용하는데 제약을 가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제약이 있는지 꼭 확인하도록 한다.
셋째, 유닛은 수익을 얻기 위한 투자 부동산이다. 현재 세입자로 부터 받는 렌트비가 정확한지, 각종 나가는 비용들이 정확한지 꼼꼼히 살핀다. 총 소득이 많을 수도 있지만 물값, 쓰레기값, 가드너 비용 등 종종 들어가는 비용이 생각보다 많을 수도 있다.
또한 지붕이나 상·하수도 등이 노후해 향후 고치거나 새 공사를 하는 등 예상치 못한 비용이 많이 들어 갈 수 있다면 더 꼼꼼히 살펴야 한다. 그 것을 염두에 두고 수익률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
유닛 프라퍼티가 요즘 투자의 대세이다. 그만큼 경쟁도 심하고 투자에 어려움도 많다. 좋은 선택으로 투자에 성공하길 바란다.
(661)313-0977
<김현숙 뉴스타부동산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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