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턱대고 집 내 놨다가 낭패보기 십상… 따져볼 것 많아
▶ 갈수록 힘들어지는 내 집 마련 여건
▶ 오퍼만 깔끔하게 작성해도 승산 높일 수 있어
집을 내놓기 전 판매 비용, 처분 수익, 양도 소득세 가능성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준 최 객원기자]
집이 잘 팔리지만 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이사 갈 집부터 알아보는 것이 안전하다. [준 최 객원기자]
요즘 주택 처분을 고민하는 주택 보유자가 많다. 집값이 크게 오른 데다 까다롭지 않은 조건으로 빨리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 처분을 심각하게 고려 중이라면 조금 서두르는 편이 좋겠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 업체 질로우에 따르면 지난해 약 19.5%로 기록적인 수치를 기록했던 주택 가격 상승폭이 올해 약 11%로 둔화될 전망이다.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이 정점에 근접했거나 이미 정점을 지난 것으로도 분석하고 있다. 집을 팔기로 결정했다면 내놓기 전에 고려해야 할 점들이 여러 가지 있다. 내놓은 집이 덜컥 팔렸지만 처분 수익이 기대했던 것보다 낮아 새집 구입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온라인 재정 정보 업체 고우뱅킹레이츠가 집을 내놓기 전에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정리했다.
◇ 집 팔고 얼마나 남을까?
모기지 대출이 남아 있다면 현재 남아 있는 ‘주택 순자산 가치’(Home Equity)가 얼마쯤 될지 먼저 알아봐야 한다. 순자산 가치는 주택 시세에서 모기지 대출 잔액을 뺀 금액으로 이 금액이 충분해야 주택 처분 비용과 새 집 구입 비용 등을 부담할 수 있다. 모기지 서비스 업체가 매달 보내오는 페이먼트 고지서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고 은행 측에 직접 문의해도 제공받을 수 있다.
모기지 대출 잔액을 파악한 뒤에는 부동산 에이전트에게 ‘예상 주택 판매 견적서’(Estimated Seller’s Net Sheet)를 요청한다. 견적서에는 예상되는 판매 가격에서 모기지 대출 잔액과 주택 처분 비용 등을 차감한 예상 주택 처분 수익이 계산된다.
다시 말해 집을 팔았을 때 손에 쥐게 되는 대략적인 금액을 파악할 수 있는 서류가 예상 주택 판매 견적서다. 만약 이 금액이 손실이라면 집을 팔아도 모기지 대출 잔액을 갚을 수 없기 때문에 숏세일 등의 방식 외에는 처분이 힘든 상황이다. 적어도 예상 처분 수익이 새 집 구입에 필요한 다운페이먼트 금액보다 많아야 주택 처분을 고려해 볼 수 있다.
◇ 집 팔 때 들어가는 비용은?
높은 가격에 집을 팔 수 있다고 그 돈이 다 수중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집을 팔 때 발생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이 비용들을 따져본 뒤에 주택 처분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이른바 ‘클로징 비용’(Closing Cost)으로 불리는 주택 매매 비용은 셀러와 바이어가 부담하는 금액이 다르다. 대개 셀러가 부담하는 금액이 바이어 부담 금액보다 높은데 이는 셀러가 지급하는 부동산 중개 수수료 때문이다.
셀러 측 매매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개 수수료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택 매매가의 5%~6% 선에서 형성됐다. 하지만 매물은 적고 수요가 급증한 최근 몇 년 사이 수수료 비율은 4%가 주를 이루고 있고 이보다 낮은 경우도 많다. 수수료 비율은 낮아졌지만 주택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에 실제로 지급되는 수수료 금액은 수만 달러를 쉽게 넘긴다.
셀러가 집을 팔 때 발생될 것으로 예상되는 비용은 수수료를 포함, 타이틀 보험료, 에스크로 비용 등이 있다. 집을 내놓기 전 매물 준비 작업인 스테이징을 실시하거나 홈 인스펙션에서 발견된 결함을 수리해야 한다면 셀러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더욱 많아진다.
◇ 간단한 리모델링, 스테이징은 필수
요즘 나오는 매물을 보면 마치 새집 분양 사무소에서 볼 수 있는 모델 하우스 같은 매물이 대부분이다. 셀러들이 집을 있는 상태 그대로 내놓지 않고 리모델링, 수리, 스테이징, 전문 업체를 통한 사진 촬영 등의 과정을 거쳐 내놓기 때문이다. 아무리 훌륭한 조건을 갖춘 집이라도 이 같은 매물 준비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바이어들의 관심을 받기 힘들고 결국 판매 시기가 지연되거나 제값을 못 받는 경우도 많다.
최근 주택 시장에서는 연령대가 낮은 MZ 세대가 주택 구입을 주도하고 있다. MZ 세대는 어려서부터 부모와 함께 HGTV와 같은 부동산 및 인테리어 전문 채널을 시청하며 자란 세대다. 따라서 이들 세대에게는 모델 하우스처럼 꾸며진 집이 익숙하고 구입 뒤 바로 입주 가능한 ‘무브 인 레디’(Move-In Ready) 매물이 주요 관심 대상이다.
집을 내놓기 전 비용 부담이 큰 리모델링 보다 간단한 스테이징을 실시하는 셀러가 이미 수년 전부터 부쩍 늘고 있다. 스테이징은 실내 공사나 리모델링 없이 가구 재배치와 페인트칠, 소품 활용 등 간단한 방법으로 실내 공간을 재단장하는 작업으로 주로 전문 업체를 통해 이뤄진다. 초기 비용이 들지만 스테이징을 거친 집은 모델 하우스처럼 보이는 효과가 있어 높은 가격을 받고 파는 데 도움이 된다.
◇ 이사 갈 집부터 마련해야
집을 좋은 조건으로 빨리 팔 수 있지만 이사 갈 집을 구하기 힘든 것이 요즘 현실이다. 내놓은 집이 덜컥 팔렸지만 새 집을 구하지 못해 이도 저도 하지 못하는 셀러를 많이 볼 수 있다. 따라서 집을 처분하려면 빨리 팔릴 것에 대비해 이사 갈 집을 미리 알아보는 등의 출구전략이 절실한 시기다.
만약 집을 팔고 같은 동네에 집을 구해야 한다면 주택 규모를 줄이는 ‘다운사이징’에 대비해야 한다. 보유 주택을 높은 가격에 판 만큼 같은 지역의 다른 주택도 그만큼 가격이 오른 상태다. 따라서 같은 규모의 주택을 구입하려면 주택 처분 수익을 모두 사용해야 하거나 오히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자녀 학교 또는 회사 출근 문제로 같은 지역에 집을 마련해야 하는 셀러는 출구전략이 더욱 절실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자녀가 없거나 원격 근무 등이 가능한 셀러는 주택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지역으로 이사를 고려할 수 있다. 비슷한 규모의 주택을 낮은 비용으로 구입할 수 있어 재정적으로 여유가 생기지만 낯선 환경이나 재산세율 등 여전히 고려해야 할 점들이 있다.
◇ 세금은 얼마나 나올까?
주택 처분으로 발생한 수익에 대해서 양도 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양도 소득세 공제 혜택이 큰 편이지만 주택 장기 보유에 따라 처분 수익이 높은 경우 납부가 예상되는 소득세 금액을 먼저 따져봐야 한다. 현행 세법상 주택 처분으로 발생한 수익 중 독신은 25만 달러까지, 부부의 경우 50만 달러까지는 양도 소득세 공제 대상이다.
하지만 주택을 장기 보유로 처분 수익이 양도 소득세 공제 대상을 초과할 경우 초과 부분에 대한 세금 납부를 대비해야 한다. 이 경우 세무 전문가를 통해 기타 공제 항목 등을 알아본 뒤 양도 소득세 절세 전략을 미리 준비하면 도움이 된다.
[출처 한국일보]
http://www.koreatimes.com/article/20220202/140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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