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비 내느니 좋은 학교 근처로 이사갈까?”

▶ 사립학교 입학 발표 후 매물 찾기 나서… 졸업 땐 집값 싼 지역 회귀

자녀를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한‘맹모’들은 높은 집값과 먼 이사 거리도 마다않는다.[AP]

◆ 학군 따라 춤추는 주택 시장

풍경자녀 교육에 대한 부모의 열정은 동서고금을 떠나 뜨겁다. 미국에서도 좋은 학교에 보내려는 부모들의 관심은 다른 나라 부모에 뒤지지 않는다.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 우수한 학군으로 이사하기 위한 맹모들의 전쟁은 해마다 벌어지는 광경이다. 졸업 시즌이면 기존 거주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자녀를 좋은 학교에 보내려는 새 가정이 밀물처럼 입주하는 모습도 흔한 풍경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학군 따라 춤추는 주택 시장의 모습을 취재했다.

학군 찾아 ‘삼만리’

휴스턴에서 활동하는 앤 페라지 헤멧 변호사는 지난해 봄 새 집을 찾기 위해 약 3개월이 넘는 시간을 투자했다. 고등학생인 두 딸을 둔 헤멧 변호사의 새 집 검색 우선 조건은 우수한 학군이었다. 헤멧 변호사가 새 집 구입 후보지로 최종 선정한 지역은 오스틴에 위치한 웨스트 레이크 고등학교 학군 지역이다. 학업 성취도가 전국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부모들의 평가도 역시 높은 학교였다. 한 가지 단점은 현재 거주지에서 약 165마일 떨어진 지역이라는 것.

오랜 고민 끝에 헤멧 변호사 부부는 웨스트 레이크 학군으로 이사를 결심했고 이미 약 225만달러에 달하는 주택 구입을 완료한 상태로 올해 새 학기 시작 전인 6월 이사할 예정이다.

‘새 삶이 시작됐다’는 헤멧 변호사는 오스틴으로 이사한 뒤 주로 재택 근무를 할 계획이다. 그러나 역시 변호사인 남편은 휴스턴과 오스틴을 오가는 통근이 불가피하게 됐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딸들에게 우수한 교육 기회를 경험하게 해주고 싶은 현대판 미국 맹모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새 학기면 ‘철새’ 이동 시즌 방불

LA 인근 라카냐다 지역에서는 해마다 졸업 시즌과 새 학기 시작 전이면 대규모 철새 이동과 같은 주민 이동 현상이 되풀이 된다. 지역 에이전트들에 따르면 주민 이동 시즌은 지역의 유명 사립학교 입학 여부가 결정되면서부터 시작된다.

자녀가 신청한 사립학교에 입학하지 못했다는 통보를 받는 부모들은 그때부터 부랴부랴 우수 공립학교에 보낼 수 있는 지역의 집을 찾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이 지역 주택 시장은 한바탕 홍역을 치르게 된다. 고등학교 졸업 시즌이 되면 타도시로 탈출하는 기존 주민의 모습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지역 에이전트들에 따르면 자녀의 졸업과 동시에 정든 집을 팔고 LA 다운타운이나 패사디나 지역으로 이사하려는 수요가 많다고 한다.

학군, 학군, 학군

자녀를 둔 가정이 집을 구입할 때 건물이나 땅 크기, 건물 조건 등은 중요치 않다. 집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따지는 조건이 바로 자녀들이 다니게 될 공립학교의 환경이다.

학업 성취도와 대학 진학률 등을 따져본 뒤 우수한 학교라고 판단되면 인근 다른 학군에 비해 집값이 훨씬 비싸도 바로 미련없이 짐을 싸서 옮기는 부모가 많다. 부모들은 자녀의 학교를 검색할 때 주로 인터넷 학군 정보 사이트를 많이 이용한다.

대표적인 웹사이트로는 비영리단체가 운영하는 ‘그레이트스쿨스’(www.greatschools.org)가 있는데 여러 부동산 매물 검색 사이트에 학교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더 비싸게, 더 빨리 팔린다

우수한 학군에 위치한 주택을 구입하려면 프리미엄을 치를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온라인부동산정보업체 리얼터닷컴이 지난해 상반기동안 약 160만채의 리스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그레이트 스쿨스에서 최고 평가점인 9~10점을 받은 학군의 리스팅이 인근 6점 미만의 학군 리스팅보다 무려 약 77%나 높은 가격에 매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좋은 학군의 주택은 높은 가격뿐만 아니라 매매 기간도 훨씬 짧았다. 우수 학군에 위치한 주택이 팔리는데 걸리는 기간은 약 58일로 전국 중간 매매기간인 약 62일보다 4일 빠른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도시라도 학군따라 집값은 2배 차이

뉴욕 일부 지역에서는 같은 도시라도 학군에 따라 주택 매매 가격이 극명하게 갈리는 지역이 있다. 맨해턴 북쪽 약 15마일 지역에 위치한 브롱스빌 지역의 경우 브롱스빌 학군에 속하는 주택의 매매 가격의 평방피트 당 약 654달러를 호가하고 있지만 브롱스빌 학군이 아닌 지역의 매매 가격은 절반 수준인 약 330달러에 지나지 않는다.

해마다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 우수한 학군을 찾아 이동하는 바이어들의 주택 거래가 활발하다.[AP]

학군에 따른 시장 변동

인근 지역보다 집값이 2배나 비싸지만 자녀를 둔 가정이 브롱스빌로 이사하려는 이유는 우수한 학군 때문만은 아니다.

높은 집값과 높은 재산세율을 마다않고 브롱스빌로 이사하는 이유는 맨해턴 등 도심 지역의 사교육비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2015년 브롱스빌에 주택을 구입한 스테판 부부는 치솟는 사립학교 등록금을 내느니 차라리 집값은 비싸도 교육가 저렴한 우수한 공립학교에 자녀를 보내기 위해 이사를 결정했다. 이사 전 맨해턴에 거주한 부부는 사립 초등학교 등록금으로 연간 약 3만2,000달러, 사립 유치원 등록금으로는 연간 약 1만5,000달러씩 내고 있었다.

높은 사교육비 보다는 집에 투자하겠다

지난해 스프링거 부부 역시 자녀 교육을 위해 젊은층 사이에서 신흥 주거지고 각광받고 있는 LA 인근 실버 레이크 지역을 포기하고 라카냐다 지역에 둥지를 새로 틀었다.

라카냐다 학군의 주택 구입 경쟁이 너무 치열해 부부는 오전 10시에 집을 본 뒤, 리스팅 가격대로 오퍼를 제출하고 당일 오후 5시에 황급히 에스크로를 오픈했다고 구입 당시의 긴박했던 과정을 회상했다.

부부는 라카냐다로 이사하기 전에 두 딸이 다닐 학교를 고르기 위해 도표까지 만들었다. 사립학교, 공립학교, 차터스쿨 간 장단점을 도표에 빼곡히 적어가며 비교했다고 한다. 1년에 약 2만~4만달러씩 들어가는 사립학교 등록금을 내면서 부부가 좋아하는 실버 레이크에 그냥 살기로 결정할 뻔 했지만 결국 자녀 교육과 미래 주택 가치까지 고려해 라카냐다로 이사를 결정하게 됐다고 한다. <준 최 객원 기자>

출처: 한국일보 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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