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오름세 심상치 않네… 2008년 같은 위기 재연될까?

By Ashley Kim, in 부동산 뉴스 on .

▶ 주택 시장 과열 양상에 우려 증폭

▶ 소득 대비 집값 거품 있지만 펀더멘탈 튼튼해 침체 가능성 낮아

주택 시장 과열 양상으로 위기 재발 우려가 높지만 발생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로이터]주택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매물은 없는데도 집을 사겠다는 바이어는 넘쳐난다. 매물 한 채가 나오면 여러 명의 바이어가 달려들어 마치 전쟁을 방불케하는 구입 경쟁을 펼치고 있다. 얼핏 보면 주택 시장이 붕괴되기 직전인 2007년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최근 주택 시장 붕괴에 대한 우려가 솔솔 나오기 시작했다. 과연 2008년과 같은 주택 시장 침체가 재현될까? 온라인 부동산 정보 업체 리얼터닷컴이 주택 시장 침체 가능성을 짚어봤다.

◇ ‘주택 시장 언제 붕괴될까?’ 검색 폭증

구글에서 ‘주택 시장 붕괴 시기’에 대한 검색이 한 달 사이 무려 약 2,000%나 증가했다. 주택 시장을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시각이 불안함을 보여주는 트렌드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보는 시선은 다르다. 현재 주택 시장 과열 양상은 단순히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의한 것으로 거품으로 볼 수 있는 요인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 ‘존다’(Zonda)의 알리 울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시장 상황이 ‘거품’이 아니라고 보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주택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도 낮다”라며 현재 주택 시장의 특수 상황을 설명했다. 울프 이코노미스트는 “치솟는 주택 가격과 구입 열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라며 “동시에 주택 시장 침체 요인도 없기 때문에 주택 구입을 앞둔 바이어들의 신중한 결정이 필요한 시기”라고 조언했다.

◇ 향후 1~2년 내 과열 양상 잠잠해질 것

올해 4월 전국 주택 중간 가격은 지난해 4월보다 무려 약 17.2%나 급등해 약 37만 5,000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소득은 거의 정체 수준으로 소득 수준 대비 주택 가격 면에 볼 때는 주택 시장에 거품이 낀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주택 가격이 너무 올라 당장 주택 구입에 나서지 못할 뿐 내 집 마련 계획을 갖고 있는 바이어는 여전히 많다. 주택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거나 소득이 개선되면 당장이라도 주택 구입에 나설 잠재 수요다.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향후 1~2년간 주택 가격이 더 오르더라도 상승폭은 상당히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올해 주택 시장에 불고 있는 구입 열풍도 어느 정도 잠잠해져 매물이 리스팅 가격보다 비싸게 팔리는 과열 현상도 가라앉을 것이란 전망이다. 대니엘 헤일 리얼터닷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집값이 두 자릿수 비율로 장기간 오르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주택 가격 상승세 둔화를 예상했다.

◇ 인플레이션 발생 시 이자율 오를 것

가파른 주택 가격 상승세를 멈출 수 있는 길은 크게 두 가지다. 모기지 이자율이 오르거나 현재 턱없이 부족한 매물이 충분히 공급되면 주택 가격 고공행진을 잡을 수 있다. 주택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상태에서 이자율마저 오르면 주택 구입 능력 상실로 주택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국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셀러들이 스스로 가격을 낮추는 현상이 나타나고 주택 가격 상승세도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소비가 갑작스럽게 늘어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게 되면 모기지 이자율 상승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로 인한 주택 구입 수요 위축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경제 연구 기관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잰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장 근무가 늘고 이자율이 상승하면 주택 시장의 거품이 일부 제거될 것”이라며 “일부 주택 가격 급등 지역에서는 주택 가격이 정체하는 등의 조정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이자율 4%~5% 진입해야 집값 하락 영향

주택 시장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지 여부는 모기지 이자율 변동에 달렸다. 모기지 이자율 변동에 따라 수요와 주택 거래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결국 주택 가격도 변동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모기지 이자율이 3% 미만으로 떨어졌을 당시 바이어들의 주택 구입 능력이 상승해 주택 가격 상승세를 이끈 바 있다. 그러나 이자율이 만약 4%~5%대에 진입한다면 반대로 주택 구입 능력 하락 현상이 나타나 주택 구입 수요는 하락 압박을 받게 되고 주택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게 된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잰디 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이자율이 급등할 경우 주택 시장의 거품이 걷히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모기지 이자율이 급락하는 반대의 경우도 주택 수요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가능성은 낮다. 만약 이자율이 지금보다 더 떨어진다면 주택 가격 급등으로 인한 주택 수요 감소 현상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이자율이 현재 수준보다 낮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 과열 원인 ‘포모’ 증후군

현재 주택 시장 과열 양상은 이른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이 이끌고 있다. 지금 내 집을 마련하지 못하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바이어들의 등을 떠밀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사상 최저 수준의 이자율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 과열 양상이 우려할만한 상황이지만 주택 시장 붕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첫 번째 이유는 그동안 신규 주택 공급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현재 주택 재고가 거의 바닥 수준이라는 것이다. 2008년의 경우 지금과 반대로 신규 주택 공급 과잉이 주택 시장 붕괴로 이어졌다. 주택 가격이 폭등하면서 주택 수요는 감소하고 모기지 연체율은 치솟았지만 신규 주택이 계속 쏟아져 나왔다. 결국 신규 주택 분양사들은 경쟁적으로 분양가를 낮추기 시작했다. 업그레이드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신규 주택 공급 물량 처리에 나선 분양 사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 같은 현상을 찾아볼 수 없다.

현재 부실 모기지 비율이 낮은 점도 주택 시장 붕괴 가능성이 낮은 이유다. 2008년 주택 시장 침체 이후 연체 위험이 높은 이른바 ‘악성 모기지’는 사라졌다. 이후 대출 기준이 엄격해져 현재 주택 가격이 치솟고 있음에도 모기지 연체 위험은 그다지 높지 않다. 까다로운 대출 기준을 통과해 주택을 구입한 주택 보유자들은 그동안 주택 가격 상승으로 현재 매우 높은 비율을 ‘주택 자산’(Equity)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주택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급매물로 내놓을 주택 보유자는 많지 않을 전망이다.

◇ 당분간 집값 급락 없다

최근 주택 구입을 앞두고 ‘과연 주택 가격이 더 오를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망설이는 바이어가 적지 않다. 현재 주택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혹시 ‘상투’ 잡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 때문이다. 가장 큰 걱정은 지금 구입하는 집을 팔아야 하는데 만약 구입한 가격을 못 받으면 어떡하나이다. 주택 가격이 급락해 시세가 모기지 대출금보다 낮아지는 이른바 ‘깡통주택’에 대한 걱정도 많다.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수요가 공급을 크게 앞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주택 가격 급락에 대한 우려는 할 필요 없다고 조언한다. 리얼터닷컴의 대니엘 헤일 이코노미스트는 “단기적으로 주택 가격 하락보다는 정체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다. 존다의 울프 이코노미스트 역시 “경기 대침체와 같은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주택 가격 조정기가 찾아와도 소폭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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