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해진 가주 가뭄…저수지 1500곳 ‘바닥’
저수량 예년의 50% 안돼
여름철 이후 산불 위기도
기록적인 가뭄으로 가주의 물 부족 사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3일 이스트LA 지역 시저스 차베스 에비뉴의 다리에서 바라본 LA강은 바닥이 드러난 채 작은 도랑처럼 변했다. 김상진 기자 |
캘리포니아주 저수지 1500곳 저수량이 예년의 50%도 안 돼 여름철 가뭄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AP통신은 캘리포니아주 당국을 인용해 여름철 가주 전역 저수지 수위가 역대 최저로 떨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가주 당국은 현재 각 지역 저수지 수위가 놀랄 정도의 속도로 낮아지고 있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우려했다.
실제 가주 주요 저수지는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일부 지역은 주민이 자동차를 타고 저지대까지 내려가 휴가를 즐기는 등 이색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사실 가주 가뭄은 종종 발생하는 일로 새로운 소식이 아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른 해보다 덥고 건조해 저수지 증발현상까지 심화하고 있다. 지난겨울 시에라 네바다 산맥에 쌓인 눈도 적어 새로 유입되는 물길마저 끊기는 실정이다.
UC데이비스 수자원 연구센터(Center for Watershed Sciences) 제이 런드 디렉터는 “가주 전역 1500개 저수지의 저수량이 올해 달성해야 할 수위의 50%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북가주폴섬레이크 등 휴양지로 유명했던 저수지 레저활동도 지장을 받고 있다. 또한 강으로 돌아와 산란해야 하는 연어도 강물 온도가 높아 위험한 상황이다.
저수지 수위가 낮아지면서 가주 전력공급도 차질을 빚고 있다. 레이크 오로빌의 경우 수위가 정상일 때는 수자력발전소가900메가와트(MW) 전력을 생산한다. 1메가와트는 800~1000가구가 이용하는 전력이다. 올해 이곳 발전소는 발전기 가동에 애를 먹고 있다.
한편 국립통합가뭄정보시스템(NIDIS)에 따르면 가주 지역의 94%가 이미 가뭄 단계에 들어섰다. 이중 73%는 ‘매우 극심’ 혹은 ‘극심’ 지역으로 분류됐다. 지난 3월만 해도 가주 전체 3분의 1 지역이 ‘매우 극심’하거나 ‘극심’한 가뭄 지역에 속했지만, 올해는 더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가고 있다. 이로 인해 여름철부터 곳곳에서 산불이 날 위험성도 커졌다. 개빈 뉴섬 지사는 새해연도 예산에 산불대처 예산으로 예년의 두 배인 20억 달러를 편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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