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육·설탕값 더 뛰면 판다” 美경기회복 겨눈 ‘수퍼’ 사재기
미국 일부 수퍼마켓 창고에 설탕, 냉동육 등 저장 식료품이 빠르게 쌓이고 있다. 안 팔려서가 아니다. 조만간 값이 오를 것을 예측한 이들 소매업자가 ‘사재기’에 나선 결과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일부 식료품점들이 제품 가격 상승을 내다보며 설탕, 냉동육, 박스형 식품, 포장식품 등의 재고를 앞다퉈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치 지난해 미국 시민들이 슈퍼마켓의 식료품들을 싹쓸이하던 모습을 연상시킨다. 다만 당시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공급 부족 우려로 소비자들이 움직였지만 이번엔 판매자들이 생산업체를 대상으로 선점에 나섰단 게 다르다.
WSJ에 따르면 일부 소매업자들은 올해 높은 가격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식료품의 가격 변화가 미미했지만 올해는 다르다고 한다. 운송비용 및 인건비 증가에다 원재료 수급 악화 등 인상 요인이 쌓인 데다 이미 ‘사재기’에 따른 물품 부족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WSJ은 “일반적으로 식료품 가격이 오르면 소매업자들은 이윤 확보를 위해 필요 이상 많은 물량을 구매한다”고 전했다. 재고 비축 뒤 가격이 하락하면 손실을 볼 수 있지만 ‘베팅’이 성공하면 성과가 짭짤하다. 대신 비축 품목과 시기 결정에 복잡한 계산이 필요하다. 부패하기 쉬운 음식은 오래 보관할 수 없고 부피가 큰 제품은 많은 공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미국 전역 3000개 이상의 식료품점에 물품을 공급하고 있는 AWG(Associated Wholesale Grocers Inc.)의 CEO인 데이비드 스미스는 WSJ와 인터뷰에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재고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통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포장식품을 중심으로 최근 15~20%의 재고량을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신 접종에 따른 소비 심리 회복도 이 같은 ‘베팅’의 배경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제프리스와 정보분석 기업인 닐슨 IQ에 따르면 지난 6월 19일 기준 미국 내 식료품 판매량은 2년 전보다 약 15% 증가했고, 팬데믹으로 사재기 열풍이 불었던 1년 전보다도 0.5% 늘었다.
한편 뉴욕연방준비은행은 12일(현지시간) 6월 소비자 기대지수를 조사한 결과 향후 12개월간 미국 소비자들의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4.8%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5월보다 0.8%포인트 상승했는데, 2013년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CNBC 방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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