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도 ‘돌파 감염’에 뚫렸다…백신 접종자 잇딴 감염에 술렁
백신 접종한 백악관 직원 감염
바이든 대통령과 접촉은 없어
하원의장실 참모도 돌파 감염
“마스크 해제 지침 변함 없어”
미국 백악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은 관료들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수석 대변인도 백신을 맞았지만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실이 이날 알려졌다.
백신 접종을 완료했지만 코로나19에 걸리는 이른바 ‘돌파 감염’ 사례가 대통령과 하원의장 주변에서 나오면서 정부 최고위급에서 돌파 감염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백악관 직원 한 명이 백신을 접종했는데도 코로나 19에 전날 확진됐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밖에 또 다른 돌파 감염 사례들이 있다고 밝혔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언제 걸렸는지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다.
백악관은 이 직원들이 ‘확진 시 신속한 정보 공개’를 약속한 범주의 고위직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신원은 밝히지 않겠다고 말했다.
바이든의 백악관은 출범 초기에 고위직이 코로나19에 확진될 경우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전임 트럼프의 백악관은 소속원들의 코로나19 확진을 숨기다가 언론 보도로 드러난 경우가 많았는데, 이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다짐이었다.
사키 대변인은 이 돌파 감염 확진자에 대한 접촉 추적이 이뤄졌고, 바이든 대통령이나 다른 백악관 고위직과 접촉하지 않은 것을 확인해 현재 자가 격리 중이라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은 “접종자의 감염은 증세가 대체로 경미하다”면서 돌파 감염이 발생하더라도 중증 질환이나 입원으로 발전하지 않기 때문에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돌파 감염 사례가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이유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돌파 감염이 대통령 주변에서 일어나는 것과 관련해 추가 방역 대책을 마련 중이냐는 질문에 사키 대변인은 현재로써는 방역 지침을 강화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백신 접종 후 2주가 지난 ‘접종 완료자’는 접종자 또는 비접종자와 실내에서 만날 때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CDC 권고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백악관 근무자들은 대통령을 얼마나 자주 접하느냐 등 여러 기준에 따라 횟수를 정해 정기적으로 코로나19검사를 해돌파 감염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주 2회코로나19 검사를 받는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이날 수퍼보울 우승팀인 탬파베이 버커니어스를 백악관으로 초대해 접견하는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선수들과 관계자들의 백신 접종 여부를 파악했느냐는 질문에 사키 대변인은 확인하고 알려주겠다고 답했다.
앞서 이날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지난주 한 호텔 옥상에서 열린 리셉션에 참석한 백악관 관료와 펠로시 하원의장 수석대변인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지난 14일 리셉션에 참석했으며, 닷새 뒤인 19일 확진됐다.
이 수석대변인은 지난주 워싱턴에 온 텍사스 주의회 민주당 하원의원단 50여명을 안내하면서 접촉했다. 이 의원단에서 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수석대변인 역시 바이러스에 노출된 이후 펠로시 의장과는 접촉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백신은 접종자를 바이러스로부터 100% 보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돌파 감염은 예상할 수 있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고 델타 변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유명인들의 돌파 감염 사례가 공개되면서 대중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5일 미 프로야구 양키스 구단에서 선수 등 6명의 돌파 감염 사례가 확인돼 경기가 연기됐다. 지난 5월에는 백신 접종을 마친 선수·코치·직원 등 8명이 돌파 감염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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