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주택 가격이 아파트 렌트비 상승 부추긴다
▶ 구매예정자들 주택구입 포기, 임대주택시장으로
▶ 지난 2분기 전국 임대 아파트 유닛 증가 50만
세입자들 아파트 렌트 경쟁도 갈수록 치열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한인 간호사 A씨는 지난달 아파트 관리업체로부터 아파트 임대 재계약시 월 임대료를 300달러 인상하겠다는 통고를 받았다. A씨는 다른 아파트를 알아보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아파트를 돌아보았지만 나온 매물도 없지만 나왔다고 해도 생각보다 높은 임대료 때문에 망설이다 놓치기까지 했다. A씨는“아파트 렌트비가 이렇게 올랐는지 몰랐다”며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라도 붙들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가격 급등, 경쟁 심화 그리고 절망”
고공행진 중인 주택 가격으로 주택 구입에 나섰던 주택 구매 예정자들의 탄식이 아파트 임대 시장의 세입자들에게 옮겨가고 있다.
주택 매매 시장에서 밀려난 주택 구매 예정자들이 아파트 임대 시장으로 다시 유입되고 있는 데다 임대 아파트 매물마저 부족해지면서 아파트 임대료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블룸버그통신은 임대 아파트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임대 수요가 크게 늘어나자 세입자 사이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아파트 임대료가 급상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파트 임대료 급상승 현상은 지역적 현상에 그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미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어 아파트 세입자들의 임대료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임대 아파트 시장 분석업체 ‘리얼페이지’(RealPage Inc.)에 따르면 지난 2분기에만 전국에서 임대된 아파트 유닛 수의 증가분이 50만 유닛으로 199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7월 전국 임대 아파트 입주율은 96.9%까지 상승하면서 최고치 기록을 보였다.
지난달 아파트 신규 임대 계약도 17%나 급상승하면서 최고치 상승률을 나타냈다.
아파트 임대 수요가 급증한 이면에는 주택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매월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 자리잡고 있다. 치솟는 주택 가격 때문에 구매력 한계에 봉착한 주택 구매 예정자들이 대거 주택 구입을 포기하고 임대 주택 시장으로 다시 발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제적으로 독립에 나서면서 생애 첫 임대 아파트를 구하려는 젊은층 수요가 더해지면서 임대 아파트의 수요가 배가되고 있다.
단독주택이나 콘도를 임대하고 있던 소유주들은 높은 주택 가격의 이점을 보려고 판매에 나서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세입자들이 임대 매물을 찾아 나선 것도 수요 급증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요에 비해 임대 매물이 부족해지자 임대 매물을 놓고 세입자들 사이에 임대 경쟁이 벌어지고 이는 아파트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아파트 임대료 상승은 결국 고수입의 세입자가 상대적으로 매물을 확보할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리얼페이지에 따르면 7월의 신규 임대에 성공한 세입자들의 평균 연봉은 6만9,252달러로 이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월과 비교하면 7.4%나 늘어난 수입 규모다.
임대료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부동산업계의 전망이다. 현재 물밑 협상 중인 임대 주택 매각건들이 임대료 미납에 따른 강제 퇴거 유예 조치가 해제되는 시점에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파이오니아 부동산 스티븐 김 대표는 “임대 주택 시장에서 임대료가 급상승한 것은 임대 매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진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며 “강제 퇴거 유예 조치가 해제되는 시점이면 임대 건물을 매물로 내놓는 건물주들이 더욱 늘어난 것으로 보여 임대료 상승세는 내년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출처 : 미주한국일보 2021. 8.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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