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내세워도 보험사 등에 비용 청구
중복 청구 논란 코로나 검사소 실상
1회에 300~500불
수익 위해 검사 권유최근 일부 코로나19 테스트 업체의 검사 비용 허위 청구 논란이 불거지면서 한인들의 주의가 요구된다.<본지 8월26일자 A-1면>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최근 ‘무료 검사소’가 잇따라 들어서고 있는 가운데 잠재적 피해자가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무료 코로나 검사’라는 문구에는 어폐가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U어전트케어측도 검사소를 운영하며 ‘무료’를 내걸었지만 정작 보험사에 피해자 김모씨에 대한 검사 비용을 중복 및 허위 청구해 수백 달러를 받아냈다. 즉, 검사를 받은 당사자가 직접적으로 돈만 내지 않을 뿐, 검사 비용은 보험사 등을 통해 따로 검사 업체에 지급되고 있는 것이다.
U어전트케어에서 검사를 담당한 한모씨는 “무보험자도 검사를 받기 때문에 유보험자의 보험사에 최대한 비용 청구를 하고 있다”며 “물론 청구한 금액이 다 나오는 게 아니라 그중 일부만 나온다. 무보험자까지 감안하면 청구 비용은 평균적으로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무보험자의 검사 비용까지 유보험자의 보험금으로 어느 정도 충당하고 있다는 의미다.
본지는 한인타운 내 한 ‘무료’ 문구를 내건 A 검사소를 찾아갔다. 검사를 받을 때 보험 소유 여부 질문과 함께 보험증을 제시하는 이유가 바로 비용 청구 때문이다.
이 검사소 관계자는 “검사를 받는 사람이 전혀 돈을 내지 않기 때문에 ‘무료’라고 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진단 키트 구입, 연구소에서 항원 샘플 채취 등을 하지 않느냐. 그 비용은 보험사에 청구한다”고 말했다.
한인타운내 B 검사소 역시 ‘무료’를 내걸고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비영리 기관에서 출장을 나왔다”고 밝혔다.
이 검사소 관계자는 “우리가 알기에는 검사 비용으로 보험금이 지급되더라도 검사를 받은 사람의 보험료가 인상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기분 나빠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우리도 바쁜 업무 가운데 검사를 위해 출장까지 나온다. 코로나를 이용해 돈을 버는 것으로 보지 않았으면 한다”고 해명했다.
그렇다면, 코로나 관련 검사를 받을 경우 1인당 어느 정도의 비용을 보험금으로 청구할까. 검사를 많이 할수록 검사 업체가 얻는 수익은 증가한다.
한인타운 내 코로나 검사소 한 관계자는 “1명당 300~500달러 정도 받는다. 우리가 다 갖는 게 아니다. 검사소 직원들, 의료 업체, 항원 샘플 검사 기관 등이 나눠갖는 방식”이라며 “요즘은 하루에 30명 정도 검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인타운에서는 현재 10여 곳 이상에서 무료 코로나 검사소가 운영되고 있다. 검사소 1곳에서 30명만 테스트를 한다 해도 검사 비용 청구로 하루에 최소 9000달러(1인당 300달러씩 계산)를 받을 수 있다.
LA카운티공공보건국에 따르면 25일 검사자 대비 일일 확진율은 2.9%다. 이날 신규 확진자(3322명)와 비교하면 하루에 11만4552명이 코로나 관련 검사를 받은 것으로 추산되는데 엄청난 검사 비용이 청구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은주(39·풀러턴)씨는 “요즘 검사소 직원들이 아무 증상도 없는 사람에게도 무료니까 무조건 검사를 받으라고 한다”며 “지난해 12월 한 코로나 검사 기관에서 진단 키트를 주문해 검사를 했는데 아직도 계속 이메일이 온다. 정기적인 검사를 위해 진단 키트를 주문하라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다소 비전문적이고 허술한 검사 과정도 문제다.
실제 본지가 길거리에서 운영되고 있는 무료 검사소를 알아본 결과 의료 교육을 받지 않았거나, 비의료 기관 종사자가 적지 않았다. 무료 검사소들은 대개 검사 시행 전 간단한 개인 정보, 보험증 여부와 보험 아이디 등만 적게 한다. 주류 약국이나 병원 등과 달리 백신 접종 여부도 묻지 않는다.
본지는 검사와 관련해 의료적으로 보다 전문적인 답변을 듣기 위해 무료 검사소 직원들에게 ▶양성 판정을 받을 경우 변이 바이러스 감염 여부 확인이 가능한지 ▶양성 반응이 나올 경우 항원 채취 기관에서 검사를 받은 사람이 접종자인지, 비접종자인지를 어떻게 알 수 있는지 등을 물었다. 한 검사소 관계자는 “결과는 양성 또는 음성으로만 나온다. 샘플 채취 기관이 감염자의 백신 접종 여부를 어떻게 아는지 등의 의료상 부분은 잘 모르겠다”며 “우리는 검사만 대행한다. 검사 방법 자체는 어려운 게 아니라서 간단한 교육만 받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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