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하면 빨리 늙는다’…과학으로 입증
펜데믹이 아니었으면 은퇴를 고려하지 않았을 시니어 여윤국(가명·72)씨는 일하던 업체가 문을 닫으면서 불가피하게 일자리를 잃었다. 만약 선택이 가능했다면 3년은 더 일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아직도 다시 일을 하고 싶지만 일자리를 얻기 위한 기술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그가 믿고 있는 ‘오래 일할 수록 좋다’는 것이 사실일까.
건강·인간관계 유지시켜
1년 더 일하면 사망위험 11%↓
은퇴 뒤 인지력 급격한 저하도
시니어 관련 전문가로 유명한 헬렌 데니스 칼럼니스트는 여씨가 믿고 있는 ‘오래 일하면 좋다’는 믿음에 동의한다. 그는 하루라도 더 일하는 것이 인생을 즐기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데니스가 공개한 시니어가 일할 때 얻을 수 있는 몇 가지 이점은 다음과 같다.
▶총명한 정신 유지할 수 있다
시니어지만 총명함이 유지되는 사람들에 대한 연구는 그동안 많이 있었다. 그 중 한 팀인 수잔 로위더와 로버트 J 윌리스는 공저인 ‘정신적 은퇴’에서 은퇴가 인지 저하로 이어지는 지에 대해 의문을 가졌다.
이 두 학자는 미국과 영국, 유럽 11개 국가의 시니어를 대상으로 전국적으로 비교 가능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퇴직이 육체적 노동력에 있어서는 퇴직 전과 같이 유지되는 데 비해 개인의 인지 능력은 감소한다다는 것을 발견했다. 물론 은퇴한 사람이 모두 그러한 감소의 위험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니었다.
또 노스다코타대학 제레미 햄 연구원의 연구에 의하면, 성별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도 있었다. 어려운 작업과 목표에서 벗어나게 된 은퇴한 여성이 은퇴하지 않고 계속 근무한 동료보다 인지 기능이 급격히 저하될 위험이 있음을 발견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남성의 경우는 그렇지 않았다.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은퇴를 빨리 하지 않는 시니어가 더 건강하다는 속설이 존재한다.
그런데 이를 입증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 무리의 과학자들이 15년 연구로 얻은 결과는 65세 이후에 일한 사람들이 은퇴한 사람들에 비해 건강하다고 보고할 가능성이 3배나 높았고 암이나 심장병과 같은 심각한 건강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절반임을 발견했다. 18년 동안 지속된 두 번째 연구에 따르면, 은퇴 후 1년만 더 일하면 건강에 관계없이 사망 위험이 9~11% 낮아졌다. 추가 연구가 더 필요하겠지만 아주 조금이라도 더 건강한 것은 사실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사회적 연결을 유지한다
직장을 그만둔다는 것은 가족과 함께 보낸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동료와 헤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극복하는 데 시간이 필요한 이유다. 또 현재 업무를 통한 인간 관계는 개인적으로만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업무에는 어떤 형태로든 인간 접촉 및 상호작용이 필요하다.
국립노화연구소(National Institute on Aging)에 따르면 이러한 접촉과 작용의 상실은 고혈압, 심장병, 비만, 면역 체계 약화, 우울증, 인지 감퇴 등과 같은 신체적 어려움과 함께 정신적으로도 고립감과 외로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
▶목적의식이 있다
일하는 것은 목적 의식, 다르게 표현해서 아침에 일어나는 이유를 제공할 수 있다.
어떤 연구에서는 목적 의식이 오키나와 장수인의 특징 중 하나로 확인됐다. 일본어에는 ‘이키가이’라고 부른다. 이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인생의 즐거움과 보람’이다. 인생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더라도 ‘이키가이’를 경험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가능하다. 자신이 무엇을 하든 바로 그곳에 인생의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키가이가 가능하다. 이키가이는 부와 지위처럼 특정인에게만 허용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 시니어가 됐다고 바로 직장을 그만 두는 것에 대한 생각이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이 험난한 경쟁에서 어떻게 다시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까.
시니어 전문가 헬렌 데니스는 다음의 2가지 디지털시대에 맞는 온라인 교육환경을 소개했다.
겟셋업(GetSetUp: www.getsetup.org)은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다른 사람과 연결하며 새로운 삶의 경험을 하고자 하는 시니어들을 위한 라이브 글로벌 양방향 학습 플랫폼이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오늘날 작업 환경과 관련된 최신 기술과 넥스트도어(NextDoor),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마케팅용 지역 커뮤니티에서 유용한 기술에 대한 수업을 제공한다. 영어로 진행된다.
수업은 무료이며 1시간 동안 진행되며 50세 이상의 시니어가 가르친다. 각 수업이 끝나면 학습자는 메모를 받고 자신의 진도에 따라 기술 리뷰에 관한 녹음을 받을 수 있다. 관련 수업에는 구글 앱 소개 및 지메일, 마이크로소프트 도구 및 워드의 기본사항,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첫 웹사이트 구축 등이 있다.
시니어플래닛(Senior Planet: seniorplanet.org)은 AARP의 OATS(시니어 기술 서비스)의 주력 프로그램이다.
시니어와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 디지털 시대에 배우고, 일하고, 만들고, 번창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시니어 플래닛은 미국에 6개의 센터가 있지만 펜데믹 동안 수업은 온라인으로 스트리밍되며 전 세계 어디에서나 액세스할 수 있다. 영어로 진행된다.
관련 수업에는 구글 워크스페이스, 기술 및 혁신 토론그룹, 컴퓨터 선택 방법, 온라인 구직, 아이폰, 줌 시작하기 등이 있다. 대부분의 코스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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