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없는 것도 서러운데 렌트가 기가 막혀”

By Tania Yu, in Uncategorized on .

▶ 지난해 12월 LA 중간 렌트비 2,952달러, 18.1% 상승

▶ 한인 세입자, 렌트비 부담 가중에 주택 구입도 난망

LA 지역의 중간 렌트비가 지난해 18.1% 상승에 이어 올해도 7% 수준의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돼 한인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박상혁 기자]

한인타운 인근에 거주하는 한인 송모씨는 요즘 걱정이 많다고 했다. 집 문제 때문이다. 아이들이 크면서 지금 살고 있는 1베드룸 아파트가 좁아 2베드룸으로 이사를 생각하고 있지만 문제는 치솟은 렌트비다.

한인타운에 있는 2베드룸 아파트 렌트비는 2,500달러는 기본이고 3,000달러를 훌쩍 넘어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다. 그나마 2,000달러 이하 짜리 2베드룸이 있기는 하지만 주거 환경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곳이라 이사할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송씨는 “아파트 렌트비를 내고 나면 생활하기가 빠듯해 2베드룸으로 이사 가는 계획을 놓고 고민 중”이라며 “렌트비가 진짜 미친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일상 생활의 복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렌트비를 감당해내는 일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한인 세입자들이 느끼는 일상 삶의 무게가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다.

LA에 거주하는 한인 세입자들의 최대 현안은 렌트비 상승이다. 코로나19 확산 당시에는 세입자를 위한 정부의 각종 지원 프로그램과 함께 세입자를 유지하려는 건물주의 이익이 맞물리면서 한인 세입자들이 버텨낼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

하지만 각종 지원 프로그램도 종료되고 렌트비의 상승세마저 장기화되면서 한인 세입자들의 렌트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 웹사이트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LA를 비롯한 전국 50개 대도시에 위치한 스튜디오에서부터 2베드룸까지 중간 렌트비는 1,781달러로 전년에 비해 19.3%나 올랐다. 6개월 연속으로 두자리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LA 지역 렌트비 상승도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전국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LA의 중간 렌트비는 2,952달러로 1년 전에 비해 18.1%나 상승했다. 스튜디오의 경우 중간 렌트비는 2,252달러로 18.5% 올랐고, 1베드룸 중간 렌트비는 2,707달러로 19.9%, 2베드룸 중간 렌트비는 3,467달러로 전년에 비해 18.4% 각각 올랐다.

렌트비 폭등으로 인한 주거비 상승은 한인 세입자들에게는 재정적인 부담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에서 렌트비는 전월에 비해 0.5%가 올랐다. 급여가 올랐다고 해도 물가 상승을 따라잡지 못해 렌트비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 직면해 있다. 
한달 수입의 상당 부분을 렌트비로 충당하고 나면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데도 빠듯하다.

렌트비 급등의 원인으로 주택 공급 부족에 따른 임대 건물 부족에 젊은 세대들이 대거 독립하면서 렌트 수요가 급증한 것이 꼽히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임대 건물의 공실률은 5.6%로 크게 낮아졌다. 이는 1984년 이후 최저치에 해당되는 것으로 렌트 수요가 급증한 탓이다.

그렇다고 렌트 생활을 청산하고 주택을 구입하는 일도 쉽지 않다. 코로나19 사태 속에도 주택 시장의 호황으로 주택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독립한 한인 노모씨는 “매달 2,000달러 정도를 렌트비로 내야 한다는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집을 살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집값도 만만치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며 “이나마 재계약 때 렌트비를 올리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올해 렌트비는 어떨까?

리얼터닷컴은 임대 건물의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지속되면서 올해 렌트비 역시 7.1% 정도의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렌트비 상승에 따른 삶의 팍팍함은 한인 세입자들과 여전히 함께 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미주한국일보 2022.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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