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집을 SOLD AS-IS 로 팔 것입니다”
부동산 에이전트의 입장으로 주택 매매 시 에스크로를 무사히 종료시키기 위해서는 험한 산을 열 개는 넘어야 한다. 바이어 에이전트인 경우, 바이어의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아 드리기 위해 여러 번의 시장과 자료조사, 손님과 함께 방문 Showing, 그 후의 오퍼 작성, 론에이전트 상담, 가격 네고 Negotiation 등등, 셀러 에이전트의 경우, 주택을 시장에 내놓기 위해 준비하는 여러 많은 과정들, 즉 시장과 자료조사, 가격 책정, 팸플릿 작성, 안내메일 송부, 웹싸이트 등재, 오픈하우스, 바이어 showing 준비, 오퍼가 들어오면 가격 Negotiation, 가격 결정 후 에스크로 오픈 등등, 에스크로 오픈 전 까지만 해도 해야 할 일이 무척 많다.
그러나 정작 에스크로를 오픈하고 난 뒤에도 또 지나가야 할 산이 여러 개 있다. 그 중에서도 셀러와 바이어의 에이전트의 신경이 가장 많이 쓰이는 부분이 Request for Repair 가 아닌가 싶다. 이는 에스크로가 오픈하고 난 뒤에, 바이어가 Home Inspector와 함께 해당 주택을 꼼꼼히 조사하고 난 뒤에, 집의 하자부분에 대해서 고쳐달라고 요구 Request for Repair 하는 부분이다. 즉, 바이어는 한두번 눈으로 겉만 보고 오퍼를 써서 에스크로를 열었지만, 집안 내부 구석구석 아는 게 아무것도 없으니, Inspector 를 고용하여 집안 모든 부분을 조사하고, 집안의 하자부분에 대해 셀러에게 고쳐달라고 요구하는 과정인 것이다.
이때 고쳐달라고 하는 부분은 집안의 구조적인 문제점, 여러 기구들의 작동상에 문제점, 건강상에 위해되는 부분들이 해당되고, 단지 표면적인 Cosmetic Problem, 예를 들어 페인트 자국, 벽과 마루의 스크래치 같은 것들은 요청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고 바이어가 이를 요청해도 셀러가 거절하는 경우가 많다.
근데, 애초부터 셀러, 즉 집주인은 이 집을 시장에 내놓을 때 미리 “나의 집은 AS-IS Condition 으로 팔 것입니다”라고 바이어들에게 알려놓고 매매를 시작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우리의 집은 업그레이드도 잘되어 있고, 그리고 건축된 지 몇 년 안되어 고칠 부분도 거의 없기 때문에, 차후 바이어가 작은 부분들을 고쳐달라고 밀고 당기고 하는 과정이 골치아파서 이런 조건, AS-IS Condition 을 처음부터 붙이고 시작하는 경우인 것이다. 이렇게 시작해도 법적인 절차에는 아무 하자가 없다.
그리고 바이어가 인스펙션 후 Request for Repair 에 여러 항목을 기재해서 요구하더라도 이를 고쳐주지 않아도 아무 하자가 없다. 그러나, 바이어는 처음부터 AS-IS Condition 을 알고 오퍼를 썼다 하더라도, 인스펙션후 Request for Repair 를 작성하여 고쳐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아무런 하자가 없다.
캘리포니아의 부동산법에는 바이어에게는 오퍼가 승락되고 에스크로가 오픈된 때부터 감정을 포함해서 21일간의 Contingency 기간을 주게 되어 있다. 다시 말하자면, 에스크로 오픈후, 해당 주택에 관해 인스펙션하고 여러 서류를 조사하여 아무 일이 없으니 이제 더 이상 캔슬하지 않겠다고 하는 기간을 21일을 주는 것이며, 이 21일 이내에서 바이어가 어떤 여하한, 아무런 이유 없이, 단지 마음이 바뀌었다고 하여 캔슬을 하더라도 그 캔슬이 법적으로 가능한 것이 되며, 셀러는 그 캔슬을 받아드릴 수 밖에는 없고, 에스크로 오픈 시 바이어가 입금했던 Initial Deposit을 바이어에게 돌려주도록 허락하게 되어 있다. 즉, 이 말은 셀러가 이 집을 시장에 내놓을 때 미리 AS-IS Condition 으로 내어 놓았다 하더라도, 바이어가 해당 주택에 대해 인스펙션 후 여러 하자 부분을 발견하였으면, 그 하자부분을 수리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고 해석한다.
일부 변호사는 바이어가 AS-IS Condition을 충분히 알고 오퍼를 넣었으니 Request for Repair로 고쳐달라고 하지는 못하지만, 주택의 하자부분, 즉 고쳐야 할 부분에 대한 수리비를 Credit으로 요구할 권리는 있다고 본다. 즉, 결론적으로 Request for Repair 는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단, 이러한 수리 요구, 혹은 크레딧 요구는 Contingency 기간인 21일 이전에 서면으로 요청하여야 한다. 그리고 바이어는 여하한 이유로도 21일 이전에는 캔슬이 가능하니, AS-IS Condition 이지만 그래도 Request for Repair 를 해서, 셀러가 받아주지 않으면, 이때 단지 마음이 바뀌었다고 하거나 다른 이유를 들어 캔슬하면 되니, 결국 셀러가 들어주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이때에는 셀러와 바이어의 에이전트들이 중간에서 슬기롭게 잘 조정하고 해결하여 적정선에서 마무리 짓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하겠다.
<출처: 미주한국일보 2022.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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