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 뛰는 생활비에 카드 돌려막기도
걷는 임금 나는 물가에 적자가계 우려
카드사는 마케팅 강화…고이자 주의
고물가로 높아진 생활비에 금리인상으로 이자율까지 높아지면서 크레딧카드 부채로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인플레이션으로 생활비 지출이 늘어나자 저축해놓은 경기부양지원금을 찾아 쓴 김지나 씨는 5월부터 크레딧카드 부채가 쌓이기 시작했다. 최근 신규 크레딧카드 2개를 더 발급받아 사용하고 있다.
#거래 중인 은행에서 밸런스 트랜스퍼 체크를 받은 정에스더씨. 수수료 3%에 12개월 동안 무이자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밸런스 트랜스퍼 수수료는 대부분 5%였지만 낮아져 크레딧카드 잔액 7200달러를 옮길까 고민 중이다.
40년 만에 빠르게 상승한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높아진 생활비와 급증하는 크레딧카드 부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올해 들어서 팬데믹 경기부양지원금이 바닥나고 물가상승이 임금을 초월하며 생활비가 적자로 돌아섰기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 크레딧카드 부채가 늘수록 수익이 증가하는 크레딧카드 발급사들이 사전 승인 신규 크레딧카드 발송, 무이자 밸런스 트랜스퍼 체크, 개인대출론 등을 홍수같이 쏟아내면서 자칫 재정적인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터져 나오고 있다.
크레딧카드 부채 급증은 한인들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뉴욕 연준(Fed)에 따르면 가계 부채가 2분기 사상 처음으로 16조 달러가 넘었다.
금리 인상에 따른 크레딧카드 이자율 급증 부담에도 불구하고 지난 분기 크레딧 카드 잔액은 460억 달러나 증가했다. 지난 1년 동안에는 크레딧 카드 부채는 1000억 달러(13%) 증가해 20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뉴욕 연준(Fed)은 4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물가가 오르면서 연준이 크레딧카드 부채 이자율을 적극적으로 올린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분기에는 크레딧카드 부채 증가와 함께 2억 3300만 개의 새로운 크레딧카드 계좌도 개설됐다. 이는 2008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로 계좌가 증가할수록 크레딧카드 부채 증가를 촉진한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캐피탈 원, 디스커버 등 대형 크레딧카드 발급사들은 크레딧카드 신규 가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했다.
카드사들은 신규 카드 계좌를 늘리기 위해 사전 승인 크레딧카드 발송, 광고, 추가 보상 등 마케팅 비용에 더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다.
캐피탈 원은 2분기 크레딧카드 관련 마케팅 비용으로 전년동기 대비 62% 증가한 10억 달러를 지출했다. 디스커버 역시 크레딧카드 신규 가입을 위해 마케팅 비용을 45%나 증가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월부터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이후 하락했던 밸런스트랜스퍼에 0% 이자율 제안도 쏟아지고 있다.
이런 공격적인 마케팅 덕분에 대형 카드 발급사들은 2분기 크레딧카드 지출이 기록적인 수준이라고 보고했다.
JP모건체이스의 크레딧카드 구매액은 총 2712억 달러로 팬데믹으로 인해 지출이 급감하기 전인 2019년 4분기보다 33% 증가한 이후 가장 높았다.
씨티은행과 웰스파고는 2분기에 각각 107만장(18%), 52만4000장(62%)의 신규 크레딧카드를 발급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15% 증가한 107만 명을 추가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신규 크레딧카드 가입이 2분기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크레딧카드 부채가 늘면서 소비자들의 생활 수준도 하락하고 있다.
디지털 자산 관리 회사인 퍼스널 캐피탈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소비자의 절반 이상(56%)이 이미 생활 수준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직면한 미국인들이 생활비를 줄이려고 달러 스토어에서 식품을 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인마켓에 따르면 지난 6월 할인 식품점에서 식품 평균 지출액은 지난해 10월보다 71%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전문가는 “수입에서 모기지 등을 뺀 순 자산이 적자라면 지출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신규 크레딧카드를 발급받을수록 부채는 쌓이고 높은 이자로 재정적인 어려움에 부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은영 기자
출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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