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집값 “폭락 없다” vs “20% 하락” 팽팽
매물 부족이 브레이크 역할
“가격 상승률 정체로 그칠 듯”
경기침체·물가상승 겹치면
5년 지속적 하락 최악 국면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향후 집값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2008년과 같은 폭락 사태는 없을 것이란 관측과 경기 침체 진입시 최대 20%가 빠질 것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몇 년간 상승했던 집값이 급락하기보다는 향후 1년간 상승률 정체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얀 하지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23년엔 집값 상승이 정체돼 상승률 0%대를 기록할 것”이라며 “집값 하락을 피할 순 없겠지만 전국 어느 지역이든 대폭락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의 분석처럼 현재 집값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고는 하지만 7월 전국 집값은 전년 동기 대비 10.8%나 상승했다. 이는 5월 집값이 전년 대비 19.9% 상승한 것에 비하면 하락한 수치지만 여전히 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경제 전문가들은 집값이 떨어지고 있지만 2008년의 서프브라임 모기지 사태와 같은 대폭락은 없다고 말한다. 여전히 주택 수요는 많고 공급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또 팬데믹 동안 주택 건설이 제한되면서 매물 부족 현상도 집값 하락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과거에는 경기 침체와 부동산 시장 침체가 동반돼 수요가 늘면서 재고가 넘쳐났다”며 “그러나 현재는 노동 시장이 견고해 현금 확보를 위해 급하게 매물을 내놓는 셀러들이 없기 때문에 수요가 공급을 앞지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또 골드만삭스는 집값 하락이 렌트비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모기지 이자율이 높아짐에 따라 집 구입 대신 아파트 렌트 수요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며 “따라서 임대 수요는 늘고 공급은 제한적이다 보니 아파트 임대료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골드만삭스 분석과 달리 향후 집값이 급락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업체 ‘쿠시먼 앤드 웨이크필드’는 향후 경미한 경기 침체(mild recession)가 올 가능성이 50% 정도라고 전망했다. 쿠시먼 보고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및 유가 상승으로 물가 상승이 지속되지만 판매 및 소비는 크게 위축되지 않아 경기 침체는 경미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집값은 올해 하반기 8.2% 하락 후 내년에 11.2%가 더 빠져 내년까지 약 20% 정도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후 천천히 회복되기 시작해 2024년 2.6%, 2026년에는 4.8% 정도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보고서가 예측한 최악의 시나리오는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하는 것. 만약 이 시나리오가 적중한다면 부동산 가치는 내년에만 15.8% 하락하고 향후 5년간 지속적으로 집값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 경제 전문가들은 향후 집값 폭락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2008년 집값 폭락은 잘못된 대출 결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며 “그러나 최근엔 대출심사가 엄격하고 모기지 금리 상승까지 있어 부동산 시장이 2008년처럼 취약하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주현 기자
출처:미주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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