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범죄 예방 프로젝트 데이브 민 의원 인터뷰] 침묵하면 악화…아시안 목소리 당당히 내야
일부 정치인 당선 위해 아시안 희생양 삼아
커뮤니티 연대·투표 적극 참여 인식 바꿔야
새크라멘토 가주 의회 상원의원 사무실에서 만난 데이브 민 의원은 “증오범죄 대응 목소리를 내자”고 강조했다.가주 의회 유일한 한인 정치인인 데이브 민 상원의원(민주, 37지구)은 다양성·다문화가 꽃피운 가주에서 아시안 증오범죄가 빈발한 사실에 “가슴 아프고 슬프다. 그리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특히 민 의원은 정치인이 당선되기 위해 아시안 등 특정 인종을 희생양 삼으려는 행태에 분노했다. 그는 “정치인이라면 의도적 표현으로 커뮤니티가 피를 흘리게 해서는 안 된다”며 차별과 증오를 제도적으로 막는 법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지난 15일 새크라멘토 의회 사무실에서 민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
-대중교통 내 증오범죄 실태조사 및 대응 법안(SB 434)을 발의한 배경은.
“아시안 증오범죄가 급증했다. 하지만 대중교통 시설에서 위협행위가 얼마나 자주 벌어지는지 파악이 안 된다. 아시안과 여성, 소수계, 장애인 모두가 대중교통을 안전하게 이용하길 바란다. 각종 증오범죄를 파악한 뒤 대책과 규정을 마련하도록 법안을 발의했다. 많은 아시아계가 ‘고립’됐다고 느낀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밖에서 공격당할까 걱정한다. 사람들이 대중교통에서 신변을 걱정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동료들의 반응과 통과 가능성은.
“대부분 법안에 찬성하고 있다. 다만 예산이 가장 큰 관건이다. 대중교통 이용자를 대상으로 욕설과 협박, 폭행을 당한 적 있는지 등 실태조사와 캠페인 광고는 많은 예산이 필요하지 않다. 효율적인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아시안 증오범죄 원인과 해결 방안은.
“우선 상원의원으로서 화가 나고 동시에 책임을 느낀다. 아시아계 정치인이 여러분 뒤에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반아시안 분위기를 조장하는 사람들이 당황스럽고 수치를 느끼도록 해야 한다. 또한 인식변화를 위한 ‘교육’이 중요하다. 한인사회도 4·29 폭동 후 단합하고 여러 커뮤니티와 연대해 목소리를 키웠다. 아시아·태평양계가 함께 논의하고 대응하는 ‘가교’를 만들어야 한다.”
-정치인이 반아시안 정서를 조장하는 이유는.
“그들은 당선을 위해 의도적으로 인종차별 발언을 하면서 ‘희생양’을 찾는다. 커뮤니티가 피를 흘리게 하는 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은 형편없었다. 그래서 ‘차이나 바이러스’라는 말이 나왔다. 요즘 정치권에서도 똑같은 행태가 반복돼 유감이다.”
-증오범죄에 대응하는 구체적인 방안은.
“입법자는 관련 법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증오범죄 유형을 보면 90%는 인종차별적 발언, 고함, 위협 등의 행태로 엄밀하게 범죄(Crime)로 처벌하기 어렵다. 그래서 커뮤니티가 이런 행태를 용인하면 안 된다. 보수적인 아시아계는 ‘조용해질 때까지 가만히 있자’고 하지만 좋은 자세가 아니다. 우리가 이곳에서 일하고, 아이를 키우는 만큼 커뮤니티 연대를 강화하고, 다문화를 포용하는 분위기를 조성하자.”
-증오범죄를 당하며 소수계라는 무기력함과 분노도 느낀다. “유대인과 흑인 커뮤니티를 보자. 그들은 힘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력을 발휘할 줄 안다. 한인과 아시아계도 함께 하면 힘을 키울 수 있다. 커뮤니티 및 정치활동을 꺼리지 말아 달라. 머리를 숙이고 있으면 안 된다. 더 큰 안목으로 시, 주, 전국의 (투표 등) 정치에 참여하자. 끊임없이 ‘불만’을 제기해야 한다. 우리가 느끼는 분노를 생산적인 활동으로 활용할 때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출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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