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잖게 신고? 대차게 따져라…공항에 내 짐 안왔을때 대처법
비행기 수하물의 모든 것
‘해외여행 일타강사’ 이번 강의는 모든 여행자를 고민에 빠뜨리고 시험에 들게 하는 비행기 수하물에 대해 공부한다. 해외에 나갔을 때 수하물 지연 도착은 수시로 일어나는 사고다. 수하물 지연 도착의 이유는 다양하다. 항공사나 공항 수하물 담당 직원이 짐 분류를 잘못했을 수 있고, 공항 이동장치에 오류가 생겼을 수도 있다. 2022년 여름 유럽의 주요 공항에서 ‘수하물 대란’이 일어났었다. 수많은 승객의 짐이 사라지거나, 엉뚱한 곳으로 가거나 늦게 도착했다. 코로나 규제가 풀려 여행객이 급증했는데 코로나 시기 감축된 공항 인력이 회복되지 않아 일어난 사고였다.
여기서 실전 문제를 풀어보자. 내 짐이 도착하지 않았다! 제일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 즉시 공항 항공사 카운터로 달려가야 한다. 말이 신고지, 대차게 따지거나 사정을 호소해 항공사를 설득해야 한다. 국내 항공사는 신속하게 대응해 주는 편이나 외국 항공사는 대체로 처리에 미적거린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수하물 지연 도착에 따른 보상은 항공사마다 다르다. 대한항공은 현금으로 50달러를 준다고 홈페이지에 밝혔다. 속옷·세면도구 같은 생필품을 산 뒤 영수증을 보여주면 실비로 정산해 주는 항공사도 많다.
수하물 사고는 비행기를 갈아탈 때 자주 발생한다. 그래서 환승 대기시간을 두 시간 이상으로 잡는 게 안전하다. 사고가 났을 때를 대비해 보딩패스와 수하물 표는 절대 버리면 안 된다. 위탁 수하물 사진을 찍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장 중요한 행동 수칙은 바코드 제거다. 인천공항 수하물팀 관계자는 “수속할 때 위탁 수하물에 붙이는 바코드는 반드시 떼야 한다. 남아 있는 바코드 때문에 수하물이 잘못 운송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수하물 분실은 최악의 경우다. 분실 후 21일이 지난 뒤까지 찾지 못하면 항공사가 보상해야 한다. 분실 보상액은 항공사 국적과 취항 노선에 따라 바르샤바 협약이나 몬트리올 협약을 적용한다. 몬트리올 협약에 따르면 최대 분실 보상액은 약 230만원이다. 그러나 230만원을 선뜻 내주는 항공사는 없다. 탑승자가 분실 물품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그래서 여행자보험이 중요하다. 항공사가 보상을 미루거나 거절할 경우 보험사에 기대는 게 차라리 속 편하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비행 중에 여행 가방이 파손되면 당연히 항공사가 책임진다. 작은 흠집은 보상받기 어렵지만 가방이 찢어지거나 바퀴·손잡이 등이 고장나면 보상해 준다. 도착 7일 이내에 신청하면 된다. 짐을 부치기 전 사진을 찍어두면 물증이 되므로 보상받기에 유리하다. 보상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비슷한 모양의 새 제품을 주는 항공사가 있는가 하면, 수리업체를 연결해 주고 수리비를 지원해 주는 항공사도 있다.
요즘 공항에 나가면 루이비통·샤넬·구찌 같은 명품 로고가 박힌 여행 가방이 자주 눈에 띈다. 500만원 넘는 제품도 많다는데 명품 트렁크를 볼 때마다 혼자 상상한다. 저 명품 가방이 깨지면 얼마나 보상받을까. 여러 항공사에 문의해 봤다. 다들 난처해 하다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손님과 협의합니다.”
가방 속 물품이 파손됐어도 보상을 요청할 수 있다. 그러나 함정(?)이 있다. 의외로 비싼 제품은 보상받기 어렵다. 항공사는 귀중품 파손은 보상하지 않는다고 운송 약관에 못 박고 있다. 노트북·카메라 등 전자제품이나 귀금속은 기내에 들고 타는 게 상책이다.
고가품은 일정 비용을 내고 맡길 수도 있다. 국내 항공사는 ‘종가요금’이라 하고, 외국 항공사는 ‘특별이익신고’라는 난해한 용어를 쓴다. 아시아나항공은 수하물 가격 100달러에 0.5달러씩 받는다. 최대 신고액은 2500달러(약 334만원)다.
손민호.최승표(ploveso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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