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기준금리 동결, 주택시장에 어떤 영향 미칠까?

By Tania Yu, in Uncategorized on .

▶ 금리 인상 가능성 커 이자율 상승에 대비해야

▶ 이자율 고정하고 변동 이자율은 피하면 좋아

연준 기준금리 동결, 주택시장에 어떤 영향 미칠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14일 기준 금리 동결 결정을 발표하는 모습. 이번 결정으로 침체된 주택 시장이 다소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로이터]
연준 기준금리 동결, 주택시장에 어떤 영향 미칠까?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 주택 시장이 과열에서 정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

연방준비제도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휴전을 결정했다. 지난 14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연준은 지난해 이후 10차례 걸쳐 숨 가쁘게 인상한 기준 금리를 5%~5.25% 수준에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안도감이 터져 나왔고 금리 동결 소식을 가장 반긴 곳은 주택 시장이다.

1년 넘게 기준 금리가 지속해 인상되면서 주택 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모기지 이자율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기준 금리 동결 이후 모기지 이자율도 소폭 하락세로 돌아서며 가라앉은 주택 시장 분위기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온라인 재정정보업체 뱅크레잇닷컴이 연준의 금리 동결이 주택 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분석했다.

◇ 금리 동결 일시적, 이자율 재상승에 대비해야
‘모기지은행업협회’(MBA)의 마이크 프래탠토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수요자들은 모기지 이자율 움직임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라며 “최근 모기지 이자율 급등이 주택 시장 둔화의 직접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연준의 기준 금리 동결이 지속되면 올 하반기 모기지 이자율도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연준의 이번 금리 동결 결정은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의 궁극적인 목표가 인플레이션율을 2%로 되돌리는 것이기 때문에 이르면 7월, 늦어도 연말 전 금리 인상을 재개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부동산 정보 업체 브라이트 MLS의 리사 스터트밴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2% 인플레이션 목표를 포기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라며 “빠르면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 인상 재개 소식이 들려올 것”이라며 금리가 다시 오를 수 있음에 무게를 실었다.

◇ 지속적 금리 인상에 주택 시장 둔화세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잠재우기 위해 연준은 2022년 3월 기준 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했다. 두 달 뒤인 5월에는 0.5% 포인트 금리 인상을 발표했고 바로 다음 달인 6월에 금리를 0.75%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당시 자이언트 스텝은 1994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금리 인상으로 연준이 인플레이션 해소에 절실했음을 보여준 결정이었다. 팬데믹 이후 억제된 소비가 폭발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불붙기 시작했는데 주택 시장이 그 중심에 있었다. 인플레이션을 가라앉히기 위한 유일한 조치가 금리 인상으로 연준은 이후 10차례에 걸친 전례 없는 금리 인상을 지속해 왔다.

지속적인 금리 인상에 영향을 받아 주택 시장은 지난해부터 둔화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주택 거래는 큰 폭으로 떨어졌고 전국적으로 주택 상승세도 둔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팬데믹 기간 과열 양상으로 주택 가격이 크게 올랐던 지역의 집값이 최근 빠르게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주택 가격을 움직이는 요인이 모기지 이자율뿐만은 아니다. 그러나 이자율이 오르면 주택 구입 비용 부담이 오르기 때문에 주택 구입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지난해 7%대(30년 고정)를 돌파했던 모기지 이자율은 올해 2월 초 6.3%대까지 떨어졌다가 6월 14일 기준 6.86%로 다시 올라섰다.

◇ 모기지 이자율, ‘경제^인플레 전망’에 의해 변동

모기지 이자율은 연준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 연준의 기준 금리 정책이 은행 세이빙 계좌나 ‘양도성 예금 증서’(CD)와 같은 금융 상품 이자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과 달리 모기지 이자율은 10년 만기 국채 이자율과 연동돼 움직인다. 그렉 맥브라이드 뱅크레잇닷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이자율 변동은 연준의 금리 결정보다 경제와 인플레이션 전망에 의한 영향이 크다”라며 “경기 둔화와 인플레에선 압력 완화가 모기지 이자율 하락의 전제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모기지 대출 은행은 연준의 금리 결정 발표를 주시하는데 이는 연준의 결정이 향후 경제와 인플레이션 변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분석해 소비자에게 제시할 모기지 이자율 수준을 결정한다. 모기지 이자율은 지난해 1월 3.4%에서 10월 7.12%로 두 배 이상 치솟은 바 있다. 클래어 로시 텍사스 A&M 대학 부동산 연구 센터 연구원은 “모기지 이자율 급등으로 주택 구매력이 크게 악화됐는데 저소득층과 첫 주택구입자의 타격이 가장 크다”라고 지적했다.

올해 들어 주택 가격이 다소 안정되고 모기지 이자율이 소폭 떨어지면서 주택 구입 여건은 미미하게나마 나아지는 모습이다. 케이스 실러 전국 주택 가격 지수에 따르면 전국 주택 가격은 2월까지 7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한 뒤 봄철 성수기를 앞둔 2월과 3월 소폭 올랐다. 대부분 주택 시장 전문가들은 주택 수요 감소로 모기지 이자율이 올해 말 6% 밑으로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도 내다보고 있다.

◇ 과열에서 정상으로 되돌아가는 과정

지난해 말 모기지 이자율은 2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이후 주택 시장은 빠르게 얼어붙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주택 가격 하락세 나타나기 시작했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일부 지역의 주택 가격이 최대 20%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모기지 이자율 상승에 영향을 받은 현상이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모기지 이자율이 높았던 시기에도 사람들이 집을 구매하던 시기가 있다.

모기지 이자율이 18%까지 치솟았던 1980년대 집을 사려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았고 이자율이 8~9%대로 지금보다 높았던 1990년대 역시 주택 구입은 줄지 않았다. 불과 20년 전인 2004년~2007년에도 이자율이 지금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주택 시장 거품이 우려될 정도로 당시 주택 수요는 폭발적이었다. 과거 사례에서 보듯 최근 주택 시장 둔화 현상은 침체 전조 현상이라기보다는 과열 국면이 진정되는 과정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프래탠토니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몇 년 동안 나타난 모기지 이자율 급등과 주택 가격 상승세가 주택 구매력을 크게 낮춘 것이 주택 시장 둔화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 이자율 전략 신중하게 짜야 할 때

모기지 이자율이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연준의 금리 인상이 재개되면 언제 다시 오를지 모르는 상황이다. 주택 구입을 앞두고 있거나 주택을 보유한 경우 이자율 전략을 신중하게 수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다.

주택 구입을 앞두고 있다면 모기지 이자율 쇼핑은 필수다. 최근 재융자 수요 급감으로 대출 은행의 수익이 크게 감소했다. 재융자 대신 주택 구매용 대출을 확대해 수익을 올려야 하는 상황으로 이자율 쇼핑을 통해 다른 은행보다 경쟁적으로 낮은 이자율을 제시하는 은행을 찾을 수 있는 기회다.

이자율이 높은 시기에는 변동 이자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고정 이자율보다 낮은 이자율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시중 변동 이자율은 고정 이자율에 비해 크게 낮지 않아 이자 비용 절약 효과가 높지 않았다. 또 이자율 변동 시기를 매 1년에서 매 6개월로 변경한 은행이 많기 때문에 이자율 변동이 시작되면 6개월마다 이자율이 올라 페이먼트 부담도 그만큼 커지게 된다.

이자율이 더 오르기 전에 현재 낮은 수준에서 이자율을 묶어 두는 ‘록인’(Lock-In) 옵션도 고려해 볼 만하다. 이자율 록인 옵션을 선택하면 대출 신청 시의 낮은 이자율이 마감 때까지 보장된다. 대부분 대출 은행이 이자율 록인 기간으로 짧게는 15일에서 60일까지 제공하는 데 수수료를 부과하는 은행과 그렇지 않은 은행이 있기 때문에 미리 확인하면 좋다. 이자율 록인 수수료는 융자액의 0.25%에서 0.5%까지로 록인 기간이 길거나 연장을 요청하면 추가 수수료가 부과되기도 한다.

<출처: 미주한국일보 2023. 6. 29>

Recommended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