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아파트 ‘저소득 유닛’ 정보는 깜깜
▶ 한인타운 비롯 도심지역, 시정부 ‘인벤토리’ 관리부실
▶ 입주신청 주민들 불편, 선정과정 불투명 의혹도
한인타운 등 LA 도심 지역에 고급 신축 아파트들이 우후죽순으로 개발되면서 주거비용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이들 신축 아파트에 저소득층 아파트 유닛들이 의무적으로 포함돼 있지만 이에 대한 입주 정보와 혜택은 제대로 관리·홍보되지 않아 한인 등 주민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LA시가 대중교통 인접 커뮤니티(TOC·Transit Oriented Communities)과 밀집지역 보너스(DB·Density Bonus) 프로그램을 통해 아파트 개발업자들로부터 상당수의 저소득층 유닛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시 당국의 인벤토리 관리부실과 일관성 없는 신청절차로 인해 입주를 원하는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이다.
18일 비영리 언론단체인 캐피털 & 메인 인베스티게이션은 현재 LA 시당국은 얼마나 많은 저소득층 유닛이 확보돼 있는지 정확한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으며, 신청절차를 건물주에게 일임해 선정과정의 공정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LA시 도시개발국은 지난 2015년부터 TOC 프로그램을 시행해 일반 아파트를 건축하는 개발업자가 대중교통 인접 지역에 아파트를 개발할 경우 조닝 변경을 포함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왔다. 이에 대한 댓가로 아파트 개발업자는 완공된 아파트 내 일정 유닛을 저소득층 가정에 배정해야 한다. LA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지난 2015년 이후 승인한 저소득층 유닛은 무려 1만2,998세대에 달한다.
이와는 별도로 LA시 주택국은 DB라는 유사한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업자에게 아파트 개발 및 공사 관련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개발업자는 일정 유닛을 저소득층 가정에게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저소득층 아파트 상담 및 신청대행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는 K타운액션(회장 윤대중)이 최근 공익정보법에 근거해 LA시 도시개발국으로부터 입수한 데이터에 따르면 LA 한인타운이 포함된 윌셔지역 아파트의 저소득층 유닛만 해도 2,264세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큰 문제는 시당국이 민간 업자에 수백만달러의 용역비를 지급하고 인벤토리 관리를 맡겼으나, 정확한 저소득층 유닛 갯수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무 부서인 LA시 주택 및 커뮤니티 투자국(HCID)은 오렌지카운티에 기반을 둔 어반 퓨처스에 인벤토리 관리와 실제 자격요건을 갖춘 세입자들이 입주하는지를 확인하는 용역계약을 체결했음에도 인벤토리상에는 여전히 많은 유닛이 빠져 있다.
일례로 HCID의 저소득층 유닛 데이터베이스에는 이미 완공된 아파트가 여전히 개발 중인 아파트로 명시돼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주민들이 어렵게 저소득층 유닛을 찾았다 하더라도 렌트 허용 여부는 전적으로 건물주에게 달려 있어 객관성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아파트에선 전체 유닛에 대한 임대가 끝나기 전에 저소득층 유닛이 동이 나기도 한다. 심지어는 일부 아파트 매니저들이 자신의 친분을 이용해 친구나 가족에게 렌트 우선권을 준다는 말도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저소득층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소득 기준은 2인 가족 기준으로 극빈곤층(ELI) 연소득 2만8,600달러 이하, 심한 빈곤층(VLI) 연소득 4만7,650달러 이하, 빈곤층(LI) 연소득 7만6,250달러 이하 등이다. 저소득층 유닛 월 렌트비는 소득 기준에 따라 세입자 월 소득의 25~30% 선으로 LA지역 평균 아파트 렌트비가 3,000달러에 육박하는 현실 속에서 매우 저렴한 편이다.
HCID는 저소득층 유닛 렌트 문제에 시당국이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다른 도시의 사례를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저소득층 유닛 리스트는 시정부 웹사이트와 신문 등에 최소 3주일간 게재된다.
유닛당 신청자 10명이 로터리 방식으로 선발되며, 이후 아파트 매니저가 신청자의 크레딧 점수 등을 고려해 최종 입주자를 선정한다. 샌타모니카와 웨스트 할리웃 등 일부 도시는 시정부가 직접 신청 절차를 감독한다.
<출처: 미주 한국일보 2023.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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