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품귀로 신규주택에 몰리지만‘역부족’
▶ 기존주택 판매 19% 급락
▶ 가격은 역대 2번째 높아 건설업체만‘즐거운 비명’
■ 희비 엇갈리는 주택시장
극심한 주택 매물 부족이 주택 시장을 이전과 다른 ‘독특한 시장’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판매량은 줄었는데 집값은 고공행진을 하고, 기존 주택 매물이 적다 보니 신규 주택으로 구매 수요가 쏠리고 있는 게 현재 미국 주택 시장의 모습이다.
어바인에 본사를 둔 시장조사업체 ‘존 번스 리서치 앤 컨설팅’의 릭 펄래셔스 주니어 디렉터는 “이같은 주택 시장 동향이 ‘매우 드문 일’이라”며 “수개월 내에 기존 주택과 신규 주택의 판매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주택 물량 품귀에 비딩(bidding) 전쟁을 벌어야 하는 주택 구매자들은 높은 집값에 울어야 하고 기존 주택 대신 신규 주택으로 구매 수요가 몰리면서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는 주택건설업체들은 미소를 짓는 이른바 ‘희비 쌍곡선’이 미국 주택 시장에서 일고 있다.
주택 구매 수요자들을 울리는 것은 주택 거래가 감소했음에도 주택 가격이 역대 2위를 찍은 지난달 주택 시장 동향이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 6월에 판매된 기존 주택은 415만채(연율)로 전월 보다 3.3%, 1년 전에 비해 18.9%나 크게 감소했다.
주택 가격은 판매량과는 달리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지난달 판매된 기존 주택의 판매 중간 가격은 41만200달러로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0.9% 떨어진 역대 2번째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주택 판매량은 줄었지만 주택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주택 매물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매물로 나온 주택이 적다 보니 주택 구매 수요자 사이에 매물을 놓고 가격 경쟁이 벌어진 것이 주택 가격 상승세를 떠받들고 있는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로런스 윤 NAR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제한된 공급으로 매물 1채에 여러 건의 오퍼가 들어오는 일이 흔하다”며 “지난달 팔린 주택의 3분의 1이 호가보다 높게 팔렸다”라고 말했다. 물량 부족에 소위 비딩 경쟁까지 벌어야 하는 주택 구매자들에게 ‘집 사기가 하늘에 별을 따는 일’이 되어 버린 것이다.
6월 말 현재 주택 매물은 108만 채로 1년 전에 비해 13.6%나 급감한 수준으로 NAR이 조사를 시작한 1999년 이래 최저치다. 여기엔 높은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이 자리잡고 있다. 모기지 금리 급등으로 주택 소유주들이 집을 팔고 새 집을 구하려면 예전 보다 훨씬 더 높은 모기지 금리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매물 내놓기를 꺼리고 있는 것이다. 모기지 국책기관인 프레디 맥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으로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평균 6.97%로 전년 같은 기간의 5.51%보다 높은 상태다.
주택 매물 부족에 때아닌 호황을 누리며 미소를 짓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주택건설업체들이다. 주택 구매 수요가 신규 주택으로 쏠린 탓이다.
19일 월스트릿저널(WSJ)에 따르면 신규 주택은 지난 5월 전국적으로 판매된 단독 주택의 거의 3분1을 차지했다. 이는 통상적으로 신규 주택 판매 물량이 전체 물량 중 10~20% 차지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5월 판매 물량만 놓고 보면 신규 주택 판매량은 전년에 비해 20% 늘었지만 기존 주택 판매량은 20% 감소해 대조를 보였다.
신규 주택 구매 수요에 힘입어 주택 건설 관련 지수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전국건설업자협회(NAHB)에 따르면 주택건설업체들의 시장 신뢰도는 2022년 6월 이후 7개월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P 주택건설 산업 주가지수는 19일 종가 기준으로 올해 39.8% 상승해 S&P 500지수의 18.6% 상승률을 크게 앞질렀다.
하지만 신규 주택 건설 물량은 여전히 기존 주택 물량 부족을 상쇄할 만큼 충분하지 않아 매물 부족 현상을 타개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출처: 미주한국일보 2023.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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