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도 주택 ‘뒷마당 별채’ 건축 붐
▶ “자녀 위해·노부모 모시려” 주택공급 위해 규제 풀려
▶ 렌트·집값 상승 ‘1석2조’ 규정 까다로워 주의해야
풀러턴에 거주하는 빅터 최(61)씨는 3년 전 대학을 졸업한 딸을 위해 집 뒷마당에 450 스퀘어피트 규모의 스튜디오를 건축했다. 주방과 욕실도 따로 갖췄다. ‘제네시스 원 디자인&디벨롭먼트’라는 건설업체를 운영하는 최씨는 “딸 아이가 펜데믹 기간 동안 재택근무를 했었는데 독립된 공간에서 일과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별채를 만들어 주었다”며 “지금은 딸이 집을 사서 독립했기 때문에 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은퇴를 앞둔 제임스 이(65)씨는 다이아몬드바 뒷마당에 별채를 지을 계획이다. 이씨는 “2년 후 은퇴하면 아무래도 수입이 줄어들텐데 별도 공간을 지어 렌트를 주거나 공유 숙소로 활용하면 추가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최근들어 한인 주택 소유주들 사이에서 별채 건설 붐이 일고 있다. 한인들이 ‘뒷마당 주택’ 혹은 ‘뒷채’라고도 부르는 별채의 정확한 명칭은 ‘보조 주거용 시설(Accessory Dwelling Unit·ADU)’이다.
보통 400~1,200 스퀘어 정도 크기의 독립 공간으로, 침실·욕실·주방 같은 기본 공간을 갖추고 있다. 본채에 붙여 짓기도 하고, 별도 주택으로 건축하기도 한다.
남가주 일원에서 이런 ADU 주택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까닭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집값과 임대료가 치솟자 각급 정부들이 저렴한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ADU 관련 규제를 대거 풀고 있기 때문이다. 집주인들은 부모나 자녀에게 독립된 공간을 줄 수 있거나, 남에게 빌려줘 임대 수익을 올릴 수 있어 ‘1석2조’인 셈이다.
LA 한인타운에 사는 리처드 윤(71)씨는 부부만 거주하는 2층 주택을 공유 숙소인 ‘에어비앤비’로 활용하다가 손님들이 늘자 아예 뒷마당에 부엌과 욕실을 갖춘 1베드룸 별채를 추가했다. 팬데믹을 거치며 재택근무가 늘어난 것도 ADU가 인기를 끄는 배경이 됐다.
특히 ADU 주택에 가장 적극적인 지역은 캘리포니아주다. 주 정부는 2017년부터 ADU를 지어도 되는 부지 최소 기준과 주차 공간 확보 같은 규제를 차례로 완화했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의 ADU 건축 허가 건수는 2016년 1,200여 건에서 2022년 2만3,700여 건으로 20배 가량 뛰었다.
남가주에서 ADU 한 채를 추가하는 데 드는 비용은 스퀘어피트 당 250~350달러 선이다. 600 스퀘어피트 규모의 1베드룸 별채를 지을 경우 15만~20만달러 정도가 소요된다. 웬만한 아파트 1베드룸 렌트비가 2,500달러를 훌쩍 넘기 때문에 7~8년 정도 임대하면 비용 회수가 가능하다.
집을 팔 때도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 1,200 스퀘어피트 기준 ADU를 건립한다고 하면 40만달러 정도를 투자해야 하는데, 이 경우 캘리포니아에서는 평균적으로 약 60만달러의 부동산 가치 상승이 발생한다.
빅터 최씨는 “ADU와 관련해선 조항이 워낙 많고 까다롭기 때문에 사는 지역에서 건설 경험이 많은 전문가를 고용해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출처: 미주한국일보 2023.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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