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블랙 프라이데이’… 올해는 10월 첫째 주
▶ 여름철 지나 소진된 매물 다시 증가
▶ 리스팅 가격 낮추는 셀러 느는 시기
소비자들이 1년 중 가장 기다리는 날이 바로 블랙 프라이데이다.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블랙 프라이 데이는 대대적인 할인 행사가 펼쳐져 사고 싶은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날이다. 그런데 주택 시장에도 블랙 프라이데이가 있다. 다른 바이어와의 경쟁을 피해 비교적 낮은 가격에 주택을 구입을 할 수 있는 기간이 있는데 온라인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올해는 10월 첫째 주가 바로 주택 시장의 블랙 프라이데이다.
◇ 10월 1일~7일
올해 안에 내 집을 마련할 계획이라면 오는 10월 1일부터 7일까지의 일주일 기간을 놓치면 안 되겠다. 과거 주택 시장 트렌드를 살펴보면 매년 초가을쯤 매물은 늘고 수요는 감소하는 현상이 반복됐다. 리얼터닷컴은 이처럼 바이어에게 유리한 시장 상황이 올해 10월 첫 주에 집중될 것으로 예측했다.
전국적으로 주택 시장 흐름은 학기와 계절 변화에 따라 움직이는 패턴을 보인다. 자녀의 방학 동안 주택을 구입하려는 바이어들로 주택 시장은 초봄부터 늦여름까지 가장 붐빈다. 이 기간은 화창한 날이 많고 기후도 온화해 1년 중 집을 보여주기에 가장 좋은 시기다. 바이어 입장에서 보면 날씨가 맑아 매물 점검 절차인 홈인스펙션을 실시하기에 유리한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다가 개학 시즌이 시작되고 아침저녁으로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바이어들이 주택 시장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데 그 시기가 바로 이맘때다. 반면 여름철 성수기를 놓친 매물이 아직 시장에 남아 있기 때문에 바이어들은 경쟁을 피해 느긋하게 매물 쇼핑을 즐길 수 있다.
◇ 여름철 소진된 매물 증가
현재 주택 시장의 가장 심각한 현안은 바로 매물 부족이다. 모기지 이자율이 크게 올라도 매물 부족 탓에 떨어져야 할 집값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조만간 바이어들이 숨통을 틀 수 있는 시기가 찾아온다. 일반적으로 초봄에 매물이 쏟아져 나온 뒤 여름철 성수기를 거치며 소진되고 초가을로 접어들면서 다시 불어나는 현상이 나타난다.
올해의 경우 전반적으로 작년에 비해 매물 수준이 낮은 편이지만 올해 10월 첫 주에 매물이 다시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리얼터닷컴의 예측에 따르면 10월 1일부터 7일 사이 매물은 연초 대비 약 17.2% 많은 수준을 기록하고 평균 주보다는 약 11.7%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 바이어 줄어 경쟁도 덜 해
일부 지역에서 아직도 바이어를 괴롭히는 현상이 바로 복수 오퍼 경쟁이다. 올해 과열 경쟁 양상이 작년에 비해 많이 수그러들었고 10월 초로 접어들면 더 잠잠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1년 중 바이어 간 경쟁이 가장 후끈 달아오르는 시기는 초봄이다. 이 시기는 매물이 아직 증가하기 전이지만 경쟁을 피해 주택을 구입하려는 바이어가 주택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시기다.
경쟁 현상은 바이어와 매물이 동시에 늘어나는 여름철 내내 이어지다가 가을철이 시작되면서 잠잠해진다. 그러나 작년에는 조금 다른 트렌드가 나타났다. 한동안 역대 최저 수준이던 모기지 이자율이 반등하면서 늦봄부터 바이어가 줄기 시작하면서 경쟁 현상도 잦아들었다.
올해도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지면서 바이어 간 경쟁이 가장 덜한 시기가 곧 찾아오겠다. 리얼터닷컴은 10월 첫째 주 경쟁 현상이 여름철 정점 대비 약 18.7%, 평균 주와 비교할 때는 약 13.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일부 매물 부족 현상이 극심한 지역의 경우 모기지 이자율 변동에 따라 경쟁 현상이 연말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 매물 판매 속도는 더뎌져
작년 초만 해도 나오자마자 주인이 바뀌는 매물이 많았다. 올들어 주택 수요가 둔화하면서 팔리는 데까지 걸리는 기간인 매물 대기 기간이 현저히 늘어나 바이어들이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현재 매물 대기 기간은 팬데믹 이전 대비로는 여전히 짧지만 작년에 비해서는 느긋하게 매물 쇼핑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주택 시장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에는 매물 대기 기간이 늘어난 것뿐만 아니라 여름철 성수기를 놓쳐 조급해진 셀러도 늘어나는 시기다. 이 기간에 매물 대기 기간은 연초에 비해 약 29%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난다. 올해의 경우 지난 6월 매물 대기 기간이 43일로 가장 짧았는데 10월로 접어들면 약 일주일 더 길어질 전망이다.
◇ 싼 가격에 구입 가능
바이어들의 최대 관심사인 주택 가격도 이 시기가 되면 내려간다. 2022년 하반기부터 주택 시장이 냉각되면서 주택 가격 장기 상승세는 멈춘 상태다. 올해 6월과 7월 리스팅 중위 가격은 전국적으로 작년보다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수요가 감소하면서 리스팅 가격을 낮춰 서둘러 팔려는 셀러가 많아졌음을 의미한다.
올해의 경우 10월 첫째 주 리스팅 가격은 여름철 성수기 대비 약 3.3% 하락할 전망인데 중위 가격대 주택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연중 최고치 대비 약 1만 5,000달러 낮은 가격에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 리얼터닷컴은 주택 가격이 높은 일부 대도시에서는 연중 최고치 대비 약 10% 저렴한 가격에도 주택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 리스팅 가격 인하 셀러 증가
여름에서 가을로 접어들면 셀러의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한다. 여름철 성수기를 놓쳤다는 생각에 집값을 내려서라도 집을 빨리 팔고 싶어 하는 셀러가 많아진다. 리얼터닷컴의 과거 집계를 보면 해마다 이 시기에 리스팅 가격을 인하는 매물은 전체 중 평균 약 5.5%에 달한다. 지난해 가을에도 팬데믹 이전과 비슷한 비율의 셀러가 리스팅 가격을 내린 바 있다.
올해의 경우 10월 첫째 주 리스팅 가격을 인하하는 매물이 약 4만 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를 한 달치로 환산하면 10월 한 달간 전체 매물 중 약 20%에 해당하는 매물의 리스팅 가격이 할인될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 미주한국일보 2023.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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