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에서 대형 투자회사들이 주택을 대량 매입
최근 미국 전역에서 대형 투자회사들이 주택을 대량 매입하는 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캘리포니아가 이를 규제하기 위한 법안을 내놨다. 이번에 발의된 AB 1611 법안은 단독주택을 50채 이상 보유한 기업을 대상으로, ‘1031 교환’이라 불리는 세금 유예 혜택을 제한하는 것이 핵심이다.
‘1031 교환’은 투자용 부동산을 팔고 일정 기간 내 다른 부동산을 다시 사면 양도세 납부를 미룰 수 있는 제도다. 그동안 기관투자가들은 이 제도를 활용해 세금 부담 없이 계속해서 주택을 사고파는 방식으로 자산을 확대해왔다. 하지만 법안이 통과되면 대형 투자자들은 이런 방식이 어려워지면서 주택 매입 속도가 자연스럽게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규제 배경에는 최근 주택 시장의 구조적 문제가 있다. 개인 바이어보다 자금력이 훨씬 큰 기관투자가들이 현금으로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매물을 선점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일반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기회가 줄어들고 집값 상승 압력도 커졌다는 비판이 이어져 왔다. 실제로 캘리포니아에서만 대형 투자회사들이 약 11만 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 과정에서 세금 유예로 인한 세수 손실도 상당한 수준으로 추정된다.
다만 시장 반응은 엇갈린다. 한쪽에서는 이번 규제가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고 실수요자 중심 시장으로 회복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기업 투자가 줄어들 경우 임대주택 공급이 감소해 렌트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민간 임대 공급의 상당 부분을 기업이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정책은 단순한 세제 변화가 아니라 주택 시장의 수요 구조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캘리포니아처럼 집값이 높고 공급 부족이 심각한 지역에서는 이러한 규제가 시장 안정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지 향후 집행 과정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출처 한국일보 4/7/2026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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