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입 ‘소수인종 우대’ 없애니…MIT 신입생 절반이 아시아계

지난해 미국 연방대법원이 소수인종 입시 우대 정책인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을 폐지한 이후, 올해 주요 명문대에서 아시아계 학생의 진학률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이 22일 발표한 신입생 통계에 따르면, 전체 학생 중 아시아계 미국인의 비율이 47%로 작년의 40%에서 7%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이는 전체 미국인 학생 중 거의 절반에 달하는 비율입니다.

반면, 흑인·아프리카계 미국인의 비율은 작년 15%에서 올해 5%로 급감했고, 히스패닉·라틴계 학생의 비율도 작년 16%에서 올해 11%로 줄어들었습니다. 백인 학생의 비율은 작년 38%에서 올해 37%로 소폭 감소했습니다. 또한, 미국 외 국적을 지닌 유학생의 비율은 작년 10%에서 올해 11%로 증가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MIT가 어퍼머티브 액션 금지 판결 이후 신입생의 인종 통계를 공개한 최초의 메이저 대학이라고 전했습니다. NYT는 특히, 하와이 원주민을 포함한 흑인과 히스패닉 등 소수인종 학생 비율이 최근 몇 년간 25%였던 것에 비해 올해 16%로 떨어진 점을 중요한 변화로 지적했습니다.

MIT 총장 샐리 콘블루스는 연방대법원의 판결 이후 MIT가 이전처럼 광범위한 인종·민족적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한 점을 아쉽게 여긴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소수인종 우대 입학 제도에 대해 위헌 소송을 제기했던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FA)의 창립자 에드워드 블룸은, 이제 MIT에 입학한 모든 학생이 피부색이 아닌 학업 및 과외활동 성취도만을 근거로 합격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예일대 로스쿨의 저스틴 드라이버 교수는 흑인 학생의 명문대 진학률 감소가 “예측 가능한 만큼이나 우울한 일”이라며, 미국 최고의 대학에서 흑인 학생이 부족해지는 것은 궁극적으로 미국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지난해 6월 연방대법원은 SFA가 하버드대와 노스캐롤라이나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어퍼머티브 액션이 백인과 아시아계 지원자를 차별한다며 위헌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1960년대 민권운동의 성과 중 하나로 여겨졌던 어퍼머티브 액션은 대학에서 60여 년 만에 금지됐으며, 각 대학은 소수인종 학생에게 가점을 주던 기존 방식을 더 이상 적용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에 대응해 지난해 8월 각 대학에 학교 측이 인종, 출신 지역, 재정적 배경, 부모의 교육 수준 등을 고려해 다양한 집단을 입학시킬 수 있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설립하거나 유지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출처 연합뉴스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