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트 컨트롤 제도를 전면 개편
LA의 임대 시장이 2026년을 앞두고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극심한 주거난과 임대료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LA시는 40여 년간 유지해온 렌트 컨트롤 제도를 전면 개편하며, 도시 주거 정책의 방향 자체를 바꾸고 있다. 개편의 핵심은 1978년 10월 1일 이전에 지어진 대부분의 아파트에 적용되는 렌트 안정화 조례(RSO)로, 연간 임대료 인상 상한선을 기존 최대 8%에서 3%로 대폭 낮춘 것이다. 이에 따라 물가가 크게 오르더라도 임대료는 최대 3%까지만 인상할 수 있으며, 물가 반영 비율도 100%에서 60%로 축소됐다. 그동안 허용됐던 유틸리티 비용 부담이나 세입자 가족 증가를 이유로 한 추가 인상 규정도 모두 삭제돼 사실상 우회적 인상 여지는 차단됐다.
LA 임대료는 전국 최고 수준으로, 지난해 11월 기준 중위 임대료가 2,776달러에 달해 전국 평균보다 1,000달러 이상 높다. 세입자의 절반 이상이 소득의 30% 넘게 주거비로 지출하는 상황에서, 최근 임대료가 전년 대비 약 2% 하락하는 흐름 속에 상한제가 도입되면서 세입자들의 주거 안정성은 일정 부분 강화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산불 등 재난으로 주거지를 잃은 이재민이 늘어난 상황에서 이번 조치는 시장 불안을 완화하는 안전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부동산 업계의 우려도 크다. 임대료 인상은 3%로 제한된 반면 모기지 금리, 보험료, 유지보수 비용은 급등하고 있어 중소 임대인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규제를 피해 타주로 투자 자본이 이동하는 ‘엑소더스’ 현상도 나타나고 있으며, 강경한 규제가 장기적으로는 신규 주택 공급을 위축시켜 주택 부족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시 정부와 세입자 단체는 주거비 폭등을 방치할 경우 더 많은 주민이 LA를 떠날 수 있다며 이번 개편을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고 있다. 이번 렌트 컨트롤 개편은 세입자 보호와 주택 공급 위축이라는 상반된 과제를 동시에 안은 채 LA 주거 정책의 새로운 시험대가 되고 있다.
출처 한국일보 1/6/2026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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