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물가 오름세…13년래 최고치
5월 소비자물가 5% 상승
내주 FOMC 회의 주목
일부 “일시적 수급 불균형”
5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3년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식당을 찾은 고객들. [AP] |
물가상승률이 심상치 않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 지표가 13년 만에 최고치로 상승했다.
연방 노동부는 10일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5.0% 올랐다고 밝혔다. 〈그래프 참조〉 이는 13년 전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를 넘는 등 CPI가 5.4%에 달했던 2008년 8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4.7%도 웃돌았다. 전월 대비로는 0.6% 상승해서 전문가 전망치 0.5%보다 소폭 높았다. 하지만 0.8% 급등해서 인플레이션 쇼크를 기록했던 지난 4월보다는 상승 폭이 줄어들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ore-price index)도 4월보다 0.7% 올라 시장 전망치(0.5% 상승)를 앞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8%나 급등해서 1992년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보다 물가가 크게 치솟은 것은 상당 부분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비교 대상인 지난해 5월에는 ‘셧다운’ 조치와 소비 수요 급감으로 물가가 크게 내려앉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물가가 전월 대비 큰 폭의 오름세를 이어간 것은 경제 정상화에 따른 ▶수요 급증 ▶원자재 가격 상승 ▶노동력 부족이 일조했다고 풀이했다. 이미 상당수의 기업이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 인상 등으로 소비자에게 전가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자동차와 같은 비싼 품목의 가격 상승세가 가파른 것도 요인 중 하나라고 짚었다. 중고차·트럭 가격은 전달보다 7.3%나 껑충 뛰면서 전체 지수 상승의 3분의 1을 견인했다. 또한 가구, 항공 요금, 의류 등의 지수도 5월 들어 큰 폭으로 올랐다.
일각에서는 지난달에 이은 인플레이션의 쇼크로 인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팬데믹 동안 단행한 양적 완화 조치를 축소하는 논의를 시작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그러나 증시는 인플레이션 공포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9.10포인트(0.06%) 오른 3만4466.24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9.63포인트(0.47%) 오른 4239.18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금리 영향을 많이 받는 나스닥 지수는 108.58포인트(0.78%) 오른 1만4020.33에 거래를 마쳐 3대 지수 중 가장 상승률이 높았다.
물가 우려에도 투자자들은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조기 전환될 가능성을 작게 봤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통상 인플레이션 우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10년물 국채 금리도 오르기는커녕 1.458%로 소폭 하락해 최근 3개월 내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서 일부 분야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지만, 이는 시간이 해결해줄 일시적인 문제”라며 “전체로 보면 가격 오름세가 느린 분야도 많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연준이 CPI때문에 양적완화 축소나 금리 인상 조치를 앞당기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전국소매협회(NRF)는 올해 소매 판매가 1984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잭 클라인헨즈 NR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소매 판매가 지난해보다 10.5∼13.5% 증가한 4조4400억∼4조56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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