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의 현주소
주택 가격이 매달 신기록을 갱신해가면서 지금의 주택시장이 도대체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의문을 갖게 된다. 남가주 주택시장의 경우 주택 가격이 불과 1년도 채 안 되어서 20% 이상 오르며 천정부지로 뛰자, 주택을 구입하려고 하던 애쓰던 바이어들도 점점 기운을 잃어가고 있다. 작년 하반기까지만 해도 도심지역에 비해 그나마 경쟁이 조금 덜 한 1-2시간거리 내 외곽지역은 비교적 구입 경쟁이 덜 했지만 올 상반기를 거치면서 구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이 급등하여 이제는 이 지역들마저 주택 구입이 여의치 않는 것이 주택시장의 현주소이다.
그럼 이러한 과열상태의 시장분위기는 언제쯤 안정이 될까? 아래 5가지 정도로 현 주택시장을 진단해 보면 이러한 전망을 조금이라도 예측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현 주택시장이 거품이라는 느낌은 하루 속히 머리 속에서 지우는 것이 좋다. 팬데믹 기간 중 가격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은 바로 매매 물량 부족에서 출발되었기 때문이다. 즉, 공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면 가격이 오르는 것은 자본주의에서 당연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미국 부동산협회의 조사자료에 의하면 올 5월 말 기준 미국의 주요 도시 약 400군데의 매매 가격을 조사한 결과, 전체 리스팅 중 약 50% 이상이 리스팅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에 매매가 성사되었다. 특히 남가주 지역 같은 곳은 매물의 대부분이 리스팅 가격을 훨씬 웃도는 가격으로 거래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둘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부터 바이어들이 조금씩 시장에서 후퇴하는 기미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 또한 하반기에 접어든7월의 분위기다. 단시일에 가격이 너무 오르다 보니 상대적으로 융자 자격을 잃어가고 있는 바이어들의 수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 경제가 팬데믹으로 막았던 각종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주택 구입에 지친 바이어들이 시장을 관망하면서 그동안 팬데믹으로 미루었던 여행이나 외식 등에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상대적으로 주택 구입에 덜 신경을 쓰는 것도 한 요인으로 보인다.
셋째, 이러한 바이어들의 주춤거림이 시작되었음에도 현 주택시장은 아직도 소폭의 가격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현재 시장에 남아 있는 바이어들은 조금씩 구입 열기가 식어간다고 해도 절대로 방심해서는 안 된다. 이미 지난 1년 넘게 경험한 대로 지금도 구입 경쟁은 계속 지속되고 있으며 그에 따른 리스팅 이상의 가격 경쟁도 꾸준히 일어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바이어의 수가 조금 줄었다고 방심하고 최근 주변 매매된 가격의 평균치를 밑도는 가격으로 오퍼를 한다면 주택 구입은 쉽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넷째, 변두리지역도 이제는 도심보다 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치열한 도심의 주택 구입에 실패한 바이어들이 재택근무가 가능해지면서 작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외곽지역으로 몰려 들면서 현재 외곽지역의 주택 구입 경쟁은 오히려 도심지역보다 더 치열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외곽지역에서의 주택을 구입을 생각한다면 도심과 같이 치열한 가격 전쟁을 치룰 각오를 해야 한다.
다섯째, 앞으로도 주택시장은 여전히 부족한 인벤토리가 주택시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주택 매물은 부족하고 인건비, 자재비 상승으로 신규 주택 공급조차 원활치 못한 현재 상황을 감안한다면 당분간 가격 하락은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대부분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구입을 미루고 시장에서 떠나고 있는 바이어들도 이전과 달리 주택 구입을 완전히 포기하고 시장에서 철수한 것이 아니라 치열한 경쟁에 지쳐서 관망 상태로 돌아선 바이어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현재와 같이 4% 아래의 저이자율이 계속 지속되고 공급이 지금보다 좀 더 활발해진다면 바이어들은 언제라도 주택시장에 다시 진입할 것으로 보여지는 분위기여서 당분간 주택 가격 하락은 점치기 어려운 것이 또한 현 주택시장의 주소다.
<출처 : 미주 한국일보 2021. 7. 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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