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집값’, 3만달러 이상 웃돈 거래는 기본
▶ 매물 부족 속 매입 경쟁에 바이어들 속 타들어가
▶ 일부 10만달러 웃돈까지, 내년까지 가격 상승 전망
“운이 좋았다.” 최근 LA에서 콘도를 구입한 한인 K모씨의 말이다. K씨가 구입한 2,500스퀘어피트 콘도의 리스팅 가격은 89만5,000달러. 위치가 좋다 보니 구입 의사를 밝힌 경쟁 구매자만 10여명이 넘었다고 한다. 당연히 구매자 사이에 가격이 경쟁이 벌어졌다. K씨는 리스팅 가격에 4만달러를 웃돈을 얹어 93만5,000달러에 매입 계약을 했다. K씨는 “리스팅 가격보다 웃돈을 더 주고 구입한 것이 마음에 걸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내 집을 구할 수 있어 다행”이라며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집값이 미쳐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리스팅 가격을 주고 주택을 구입하면 바가지 썼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
극심한 매물 부족 현상의 장기화에 따라 주택 구매자 사이에 매물을 놓고 소위 ‘비딩’(bidding) 경쟁이라는 가격 경쟁이 격화되면서 리스팅 가격에 웃돈을 줘야 주택 구입이 가능한 ‘비정상’의 상황이 일상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 매물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LA 주택의 현 상황은 올해 연말을 넘어 내년까지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LA 주택 가격의 상승세는 일정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2일 한인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주택 구매자 사이의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리스팅 가격보다 비싼 가격에 주택이 팔리는 비율도 상승해 판매되는 주택 10채 중 8채 정도가 웃돈 구매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웃돈을 주어야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것이 이제는 하나의 관행으로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들 사이에서는 ‘기본 3만달러’라는 표현이 나돌고 있다.
매물의 리스팅 가격에 기본적으로 3만달러의 웃돈을 얹어야 주택 구입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주택 규모가 큰 경우에는 10만달러가 넘는 웃돈 주기 경쟁이 주택 구매자 사이에 벌어지기도 한다.
한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는 최근 리스팅 가격보다 13만달러의 웃돈을 제시했지만 주택 구입에 실패한 사례를 전하기도 했다.
웃돈 구입이 관행으로 굳어지는 데는 LA를 비롯한 남가주 지역의 주택 매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낮은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로 인한 주택 구매 수요자들이 상존하고 있는 상황까지 더해지면서 매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가격 경쟁은 LA 주택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매체 ‘DQ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LA 지역의 주택 판매 중간 가격은 79만달러로 전년 같은 달에 비해 23.1%나 올랐다. 오렌지카운티도 주택 판매 중간 가격이 90만달러로 1년 전에 비해 17.6%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가주 지역의 6월 주택 판매 중간 가격도 68만달러로 1년 사이에 22.5%나 오르면서 11개월째 두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하고 있다.
매물 부족에 따른 LA 주택 시장의 가격 상승세는 올해 연말을 넘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데 한인 부동산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매물 부족 상황이 단기에 해소될 가능성이 적다는 게 이유다.
스티븐 김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는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매물 부족 현상의 LA 주택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웃돈 구매에 따른 가격 상승세는 적어도 올해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남가주 한인 부동산협회 조엘 김 회장은 “부동산 시장은 보수적 경향이 짙은 속성이 있어 매물 부족에 따른 웃돈 구매 현상은 최악의 경우 내년도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주거 목적의 주택 구입은 능력이 되는 시기에 구입하는 것이 장기적 관점에서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 출처 : 미주한국일보 2021. 7. 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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