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대란이 뭐길래…일문일답] “가격 오른 냉장고, 배달에도 5개월 걸려”
완제품·부품·원료 공급 차질
제품값·운임 상승 배송 지연
정상화에 6개월 이상 필요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소비자물가가 5% 이상씩 크게 오르는 과정에서 최근 공급망 붕괴는 상당한 원인 제공을 했다. LA 앞바다 외항에서 대기 중인 화물 운송선 무리(왼쪽부터)와 항구 하역장을 가득 채운 컨테이너 박스 그리고 이를 내륙의 보관창고로 옮기는 분주한 트럭의 모습이 최근 물류난의 단면을 보여준다. [로이터]지난 8월 집의 냉장고가 고장 난 이상호 씨. 냉기가 급격하게 약해지며 얼음도 잘 얼려지지 않았다. 큰마음 먹고 전자제품 판매점에 갔지만, 올해 안에 배송은 힘들 것이란 말을 들었다. 가격도 지난해 알아봤을 때보다 더 올랐다.
이 씨는 “그때 백오더하면 배송까지 5개월 걸린다는 말을 듣는데 어이가 없더라”며 “가격이 내려가거나 배송이 빨라지거나 둘 중의 하나가 해결될 때까지 불편한 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LA 항이 주7일 24시간 운영체제에 들어가면서 소비자들의 물류대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LA타임스는 공급망(서플라이 체인)에 대한 개념부터 언제 이 난리가 끝날지까지 최근 물류난과 관련한 궁금증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14일 소개했다.
-공급망은 무엇인가.
“미국 등 선진국은 중국 등 인건비가 싼 해외에서 필요한 상품을 공급받는다. 1970년대 이후 이런 체계가 세분화, 정밀화됐다. 완제품은 물론, 원재료와 부품에 대한 해외 의존도가 높아진 상태다.
다지의 ‘램 1500’ 픽업트럭을 예로 들면 부품의 절반이 미국과 캐나다 이외 해외에서 들여와 완성차로 조립된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해외 생산공장과 연결되는 항공기, 배, 트럭 등 운송편, 기착지 등의 보관시설이 필요하고 이를 망라해서 공급망이라고 부른다.”
-현재 무엇이 문제인가.
“팬데믹으로 생산과 물류 속도가 느려진 것이 문제다. 전 세계 소비자들이 일부 제품을 사재기하고 온라인 쇼핑에 열중하면서 수요가 이전보다 급증한 상품도 늘었다. USC 마샬스쿨 ‘켄드릭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 연구소’의 닉 이바스 소장은 ”제조업자는 ‘퍼펙트 스톰’에 직면했다“며 ”인건비, 물류비, 원자재가 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악재가 동시에 터졌다“고 말했다. 물류창고, 유통망과 트럭 드라이버 등의 부족은 고질적인 문제지만 팬데믹이 상황을 보다 빠르게 악화시켰다.”
-내 돈 내고 내가 소비하는데 무슨 영향인가.
“가격 상승과 배송 지연이 심각해지고 있다. 중국에서 LA 항으로 오는 해상운임은 1년 전보다 4배 올랐고,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비싸졌다. 오른 운송비는 당연히 소매가 인상으로 이어져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5.4% 상승하며 13년래 최고를 기록한 것이다. 주문한 상품도 더디게 도착한다. 이미 지난달부터 각종 미디어가 연말 선물 쇼핑을 지금 당장 시작하라고 호들갑을 떤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올해 안에는 해결되나.
“전문가들은 적어도 6개월에서 어쩌면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일부 회사들은 다른 공장에 같은 상품을 여러 건 주문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만 물류난이 버티고 있는 한 제때 진열대를 채우기는 쉽지 않다. 외주 생산국을 아시아에서 멕시코로 변경하려는 회사도 있지만 보다 긴 시일이 필요한 과정이다. 생산 공장 근로자는 백신을 맞아 가동이 중단될 확률을 낮추고, 항구는 운영시간을 늘려 가능한 적체를 줄이는 식으로 각 물류 단계에서 여유를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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