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등 우려로 수요 증가 식지 않는 ‘주택 시장’
렌트비 급등하면서 ‘내집 마련’ 선택
금리 조기 인상 전망·기관 투자 증가도
소득·물가·모기지 부담 등 비교해 결정
고물가 시대에도 주택 구매 수요가 줄기는커녕 증가세를 보이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기준 금리 조기 인상 전망에 따른 모기지 이자 상승 우려와 인플레이션 헤지(Hedge)용 수요 증가 등을 주요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10월 기존주택 매매 건수가 전월 대비 0.8% 늘어난 연율 634만 건이라고 최근 밝혔다. 올 1월 이후 최대 수준이며 전문가 전망치(연율 620만 건)를 웃돌았다.
로런스 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은 여전히 강세”라며 렌트비를 포함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잠재적 수요자들이 모기지를 받아 주택을 매입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주택 가격 상승세도 이어졌다. 10월 매매된 전국 기존주택 중간가는 35만39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이상 올랐다. 기존주택 매매는 전체 주택시장 거래량의 90%를 차지한다. 나머지 10%가 신규주택 거래다.
업계 전문가들은 “임금 인상률이 급격하게 뛰는 물가 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결국 렌트비 급등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생활비 절감을 고려한 바이어의 결정도 주택 수요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현 모기지 금리가 여전히 낮은 수준이고 기준 금리의 조기 인상 전망에 모기지 이자율 상승 가능성도 주택 구매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또한 부동산은 현재도 호황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는 더 오르고 임대소득도 얻을 수 있다는 장점 덕에 인플레이션 헤지용으로 매우 매력적이다. 이런 이유로 기관 투자가들의 주택 시장 진입이 늘어난 것도 주택 구매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이 역사적으로 좋은 투자처이지만 가격 하락이 컸던 적도 있다. 임대료와 모기지를 포함 주택 유지비용을 잘 따져서 집 구매 결정을 내리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본인 소득을 고려해 예산을 잘 세우고 거주 기간을 따져서 본인 상황에 가장 유리한 모기지 상품 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부동산 분석 업체 코어로직에 따르면 9월 렌트비의 전년 동월 대비 인상률은 10.2%였다. 또 부동산 전문 웹사이트 리얼터닷컴의 분석에 의하면 월 주택페이먼트 부담이 지난해보다 160달러가 늘었다. 본인 소득 수준, 향후 렌트비를 포함한 물가 상승률, 월 주택페이먼트, 부동산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집 구매를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만약, 내 집 장만 시기라고 합리적으로 판단을 내렸다면 내년이 적기 일 수 있다는 게 부동산 전문 웹사이트 리얼터닷컴의 설명이다. 업체가 1300명의 주택 소유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26%가 향후 12개월 안에 집을 매각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2021년 3월 조사치의 두배가 넘는 수치다. 일부 전문가는 겨울이라는 계절적 요인으로 주택 구매 수요가 통상 감소하는 11월~내년 1월 사이도 좋은 매입 시기일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했다.
진성철 기자
출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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