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푸어’가 늘고 있다

By Tania Yu, in Uncategorized on .

팬데믹을 기점으로 주택 가격이 급격히 오르면서 근래 들어 ‘하우스 푸어’(House Poor)란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하우스 푸어란 집은 소유하고 있지만 집을 유지하기 위해 수입의 상당 부분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를 일컫는 말이다. 여기서 상당 부분이란 기본 생활비를 제외하고 인컴의 최소 40% 이상을 주택 페이먼트, 재산세, HOA, 보험료, 유틸리티, 집 보수 비용 등으로 사용하는 경우다. 인컴의 많은 부분이 집을 지키기 위해 사용하게 되어 정작 다른 곳에 사용할 돈이 모자라게 되어 집을 가지고 있는 자체가 오히려 짐이 되는 상태다.

최근 비즈니스인사이드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조사 대상 주택 오너 중 약 40% 정도가 자신들이 현재 하우스 푸어에 처했거나 근접해 있다고 응답했다. 또 조사 대상 중에는 주택 유지를 위해 세컨드 잡까지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답해 하우스 푸어는 이제 일부 주택 오너들의 문제가 아닌 적지 않은 주택 오너들의 공통적인 고민거리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 왜 하우스 푸어에 빠지게 되는 걸까?


첫째, 주택 구입에만 신경을 썼지 주택 구입과 함께 구입 후 집 유지에 들어가는 각종 추가 비용을 과소 평가한 결과다. 주택을 소유하게 되면 재산세는 물론 아파트에 살 때와는 달리 2~3배에 달하는 유틸리티 비용과 함께 홈오너로서 유지해야 하는 각종 비용이 예상과는 달리 많은 차이를 보이게 됨을 깨닫게 된다. 특히 새집이 아닌 기존 주택을 구입한 경우는 예상치 못한 보수 비용도 적지 않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둘째, 생활 환경이 급격히 변할 수 있음을 예상치 못한 경우다. 주택을 구입하느라 모든 자금을 다 소진했다면 예상치 못한 작은 상황 변화에도 곧바로 하우스 푸어 상태에 빠질 수 있다.

그렇다면 하우스 푸어를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주택 구입 전에 철저하게 주택 구입 비용과 구입 후 유지 비용을 면면히 잘 살펴보아야 한다. 흔히 28/36 룰이 있다. 즉, 주택 유지에 들어가는 페이먼트, 재산세, HOA, 주택보험료 등이 전체 인컴에 28%를 넘지 말아야 한다. 또 28% 미만의 주택 유지 비용 이외에 생활비, 기타 차 페이먼트 등 모든 비용이 전체 인컴에 36%를 초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우스 푸어에 빠진 경우라면 어떻게 빠져 나올 수 있을까?

첫째, 주택 유지 비용 이외에 줄일 수 있는 모든 비용을 가능한 최소 한도로 줄인다. 차 페이먼트, 신용카드 비용, 유틸리티 등 줄일 수 있은 비용을 하우스 푸어에서 탈출할 때까지 과감히 줄여야 생존할 수 있다.

둘째, 만약 하우스 푸어의 정도가 비용 절감 정도로 해결할 수 없는 심각한 정도라면 희생을 각오하더라도 세컨드 잡을 고려해야 한다. 고정 비용을 줄이기 어려운 경우라면 인컴을 늘리는 수 이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셋째, 위의 어느 것도 여의치 않다면 당분간 비상금을 사용하거나 주택을 파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하우스 푸어 상태에 빠지게 되면 빠듯한 살림살이로 인해 무리한 주택 구입에 대한 후회를 둘러싸고 식구 사이에 잦은 불편한 대화와 함께 전체적인 삶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이런 경우라면 집을 팔고 형편에 맞는 주택으로 옮겨가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비록 하우스 푸어의 상태지만 급격히 오른 집값 덕분에 많은 에퀴티를 갖게 된 하우스 푸어의 주택 오너들을 상대로 ‘Hometap’이라는 곳에서 60만달러까지 홈 에퀴티 부분에 대해 융자를 해주는 곳도 생겨났다. Hometap이 일반 에퀴티 융자와 다른 점은 매달 페이먼트나 빌린 돈에 대한 이자 비용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단, 앞으로 10년간 집값이 오른다면 오른 부분에 대해 계약된 지분만큼 만을 지불하면 된다. 즉, 10년간 집값이 많이 오른다면 Hometap의 이익도 늘어나게 되지만 도리어 떨어지게 되면 원금만 회수하는 방식이다.

임대주택에 살다 보면 주택 구입은 늘 유혹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철저한 계산없이 덜컥 구입했다가는 ‘집’이 아니라 ‘짐’이라는 애물단지가 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출처: 미주한국일보 2022.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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