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이상 해외 체류하면 SSI 박탈 될 수도
[수혜자 주의사항]
SSI는 공적부조 연금과 달라
자산 한도 2000달러 지켜야
박탈 대신 일시 중단 경우도
연방정부에서 제공하는 공적부조인 SSI는 연금과 성격이 달라서 여러가지 제약이 있다. 부부 합산해 자산이 3000달러가 넘으면 혜택이 중단되거나 수령액이 줄 수 있다. 미국의 국민연금인 소셜 연금(Social Security)은 세금을 최소 10년을 내야 한다. 만약 이를 채우지 못해서 40점이 안되면 소셜 연금을 받을 수 없다. 그런 경우 SSI(Supplemental Security Income)를 대신 받는다. 그런데 소셜 연금은 낸 것을 돌려받는 연금인데 반해 SSI는 공적 부조 성격이 강해서 소셜 연금에 비해서 제약이 많다.
최근 LA한인타운에 거주하는 앤젤라 김(79.가명)씨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막혔던 한국 여행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SSI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 여유있고 자유로운 여행은 어렵다는 얘기를 듣고 실망한 상태다. 대신 꼭 만날 사람만 만나고 오는 컴팩트한 일정으로 조정 중이다. 김씨 같은 경우가 주변에 의외로 많다. 김씨는 “은행 계좌에 2000달러가 넘게 되면 월 수령액이 줄어든다는 얘기 때문에 매달 현금을 꺼낸다”면서 “SSI가 연금이 아니고 공적 부조라 그렇다니 따르기는 하지만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여행 일정 축소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은퇴 후에 SSI를 받는 가정이 의외로 많다. 이민 연수가 짧아서 소셜 연금 수령 적립 점수인 40점을 채우지 못해서 부득이 SSI를 받는 경우가 흔하다.
딸의 출산을 돕기 위해서 미국에 왔다가 눌러 앉은 경우에도 이런 범주에 속한다. 영주권은 땄지만 근로 경력이 없으니 세금을 내지 않은 탓에 소셜 연금은 꿈도 못꾼다. 또한 은퇴시기에 이민을 온 경우 자녀들을 돌보느라고 은퇴 자금 등을 마련하지 못한 경우 자녀들의 재산 여부와 관계없이 저소득층으로 분류돼 SSI를 받는다.
연방 정부에서 제공하는 공적 부조인 SSI는 미국에 거주하는 저소득층의 생계를 위해서 제공하는 것이다. 취지를 이해한다면 여러가지 제약 조건에 대해 수긍하기가 쉽다.
SSI 혜택이 중단되는 일반적인 이유는 일을 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얻는 수입이 많기 때문이다. 어차피 정부 예산은 한정돼 있기에 꼭 필요한 사람에게 제공하는 것이 원칙이다. 소득이나 자산 한도를 넘어서는 경우, 예산의 효율적인 운용을 위해서 개인의 혜택을 중단하거나 줄일 수 밖에 없다.
현재 SSI는 900달러선인데 소셜 연금을 400달러 정도 받는다면 SSI가 500달러 쯤 제공된다는 사실은 이와 관련해 참고할 만 사항이다.
2022년 SSI의 개인 소득 한도는 월 841달러이고 자산 한도는 개인 2000달러, 부부는 3000달러다. 여기서 소득이 한도를 초과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여러 요소로 복잡하게 계산할 수 있다.
사회보장국(SSA)은 근로 소득과 위자료 및 실업수당 등 비근로 소득(불로 소득)을 구분하고 특정 유형의 비근로 및 근로 소득만 따진다. 예를 들어, 임금의 절반 이상은 SSI 한도 계산에 포함되지 않는다. 가능한 근로 의욕을 꺾지 않고자 하는 취지다.
사회보장국은 타인이 제공한 음식과 주거지는 소득으로 간주한다. 현물 소득으로 제공된 가치의 일부를 소득으로 산정한다. 그래서 거의 모든 경우에 SSI 수령액이 줄어든다. 반면 타인이 수도료나 전기, 가스 등의 유틸리티 비용을 대신 지불하는 경우에는 지급액을 줄이지 않는다.한편 배우자의 소득도 본인의 소득으로 간주된다. 즉, SSI 자격을 결정할 때 소득으로 계산된다. 이것은 커플이 아니었을 때 SSI 혜택을 받은 사람이 소득이 있는 배우자와 결혼하면 혜택이 중단되는 경우다.
또 자산의 증가도 수령액에 영향을 미친다. 엑스트라로 있던 차량이나 작은 현금 선물을 받아도 한도에 걸릴 수 있다. 수혜자의 자산 총액이 증가해 2000달러를 초과하면 SSI 혜택이 중단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30일 이상 미국을 떠나 있게 되면 SSI 혜택이 중단된다.
SSI수령과 관련해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은 거주하는 집은 재산에 포함되지 않으며 대부분의 경우 차량 1대까지는 허용된다.
대개의 허락되는 조건은 다음과 같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택 및 그 주택의 토지 ▶결혼 및 약혼 반지와 같은 개인물품 및 가정 용품 ▶수혜자 또는 직계 가족의 묘지 토지 ▶수혜자 또는 배우자의 1500달러 이하의 장례 비용 ▶수혜자 또는 가족을 위해 사용되는 자동차 1대 ▶1개월치 의료 비용 등이다.
은퇴한 사회 복지 상담가 Y씨는 해외 여행을 특히 주의해야 할 사항으로 본다. 그는 “SSI가 중단되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 다만 항공료 등이 수입으로 잡혀서 조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 계좌에 200~300달러 이상을 두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생활비를 제공하고 있는데 그것을 쓰지 않고 있는 것은 파악 못하는 소득원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자동차도 너무 고급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봤다. 가격과 상관없다고 알려져 있지만 심지어는 차종, 플레이트 넘버도 알고 있다. 가급적 할부나 파이낸싱이 끝낸 차를 타는 것이 좋다. Y씨는 “사회보장국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도 알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수혜자들이 가장 많이 실수하는 것이 30일 이상 장기간 한국 등 해외를 방문하는 것이다. SSI는 미국내 50개주에 거주하는 저소득층과 장애를 가진 경우에 한해 주거 및 식생활 비용을 보조하는 프로그램이다. 해외 장기 체류시 일시적 중단은 당연한 것이다. Y씨는 “다만 재정적으로 충분한 가계 재정이 아니라면 자격 박탈까지는 당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은 일단 믿어 준다. 속이지 않으면 구제 받는다”고 설명했다.
고급차·해외여행 주의해야
#큰 아들로부터 고급 승용차를 선물 받은 70대 한인 김병삼(가명)씨 부부는 사회보장국에서 차량 구입 경위와 유지 비용 등을 소명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시니어 아파트에 거주하고 SSI말고는 수입이 없는 김씨 부부가 갑자기 고급 자동차를 등록하자 사회보장국이 구입 자금 출처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이다. 결국 되돌려 주는 것으로 해결됐다.
김씨는 “선물의 진심만 받고 말았어야 했는데 욕심이 너무 과했다. 결코 사회보장국이 까다롭게 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소셜 연금도 아니면서 고급차를 끌고 다녔다면 세금을 열심히 냈던 다른 사람들이 손가락질 했을 것”이라고 수긍했다. “사회보장국이 너무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었지만 김씨는 정부 혜택을 계속 받기 위해서 그렇게 선택했다.
#칠순 선물로 자녀들이 보내준 일본 여행을 다녀온 안영희(75.가명)씨 부부도 항공료와 여행 경비 등이 추가 수입으로 잡히는 바람에 해명하느라 애를 먹었다. 이씨는 “일본 여행을 마치고 친구를 만나러 이웃 한국에 갔다 온 것이 탈이었다”며 “더 나이들면 힘이 없어 못갈 것같아서 무리를 했는데 과했다”고 말했다.
사회보장국 입장에서는 시니어 부부가 SSI를 받으며 근근히 생활하는데 합쳐서 3000달러가 넘는 여행을 간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가족이 보태준 것으로 소명을 했지만 이 또한 소득으로 간주할 수 밖에 없다. SSI 지급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거나 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
장병희 기자
출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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