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부모보다 내 집 장만 힘들다
학자금 대출ㆍ렌트비 급등 탓 저축 힘들어
팬데믹 여파 취업 지연, 임금 정체도 한몫
“임대료 비싸 빨리 구입” VS “구입 포기”
주택 구매는 세대불문 쉬운 일은 아니지만 현재 청년 세대들에게는 더더욱 어려운 일이 됐다. 최근 센서스 조사결과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주택 소유율은 48.6%로 이전 세대인 X세대(1965~1980)보다는 20%포인트, 베이비부머(1946~1964년생)보다는 거의 30%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40세에 접어든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의 주택 소유율은 60%로 이전 세대들이 40세 당시 주택 보유율보다 낮다. 아파트 렌트 정보 플랫폼 아파트먼트 리스트(apartmentlist.com)에 따르면 세대별로 40세 당시 주택 소유율은 사일런트 세대(1928~1945년생)가 73%, 베이비부머가 68%, X세대가 64%였다. 통계는 시간이 흐를수록 전세대보다 이후 세대의 주택 소유율이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된 Z세대(1997년~2012년생)는 상황이 더 좋지 않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Z세대는 이미 천정부지로 치솟는 아파트 렌트비를 경험하고 있어 이전 세대보다 더 이른 나이에 주택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세대”라며 “그러나 동시에 이전 세대보다 훨씬 비싼 모기지 금리와 천정부지 집값으로 시장 진입 자체가 힘든 세대이기도 하다”고 진단한다. 현재 Z세대들이 처한 부동산 시장 현황 및 집 구입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을 알아봤다.
▶집값 현황
모두가 알고 있듯 현 부동산 시장은 바이어들에게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 그러나 세대간 비교를 해보자면 대공황 직전보다는 나쁘지 않다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전언. 필라델피아 소재 하우저 부동산 그렉 필립스 최고기술책임자는 “올초와 비교하면 현 부동산 시장 상황이 악화됐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모기지 금리가 지금보다 높았던 2006년과 비교하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고 말했다. 또 그는 “2006년 당시 가장 나이 많은 밀레니얼은 현재 가장 나이 많은 Z세대와 동갑인 25세였다”며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소재 동일한 집값을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2022년 4월과 2006년 4월을 비교해 보면 2006년이 18.7% 더 비쌌다”고 분석했다.
▶Z세대 현황
밀레니얼은 세대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 급격한 경제 상황 및 부동산 시장 변동을 경험했던 세대다. 그러나 이들 세대는 이후 안정적인 사회 활동 및 경제활동이 가능했다. 모기지 금융 플랫폼 베터닷컴(better.com) 스테판 리델 영업담당 매니저는 “밀레니얼 세대는 Z세대와 비교해 현재까지 더 많은 급여를 받고, 학자금 대출을 갚고, 집을 마련할 시간이 있었다”며 “그러나 Z세대는 팬데믹 여파로 교육 및 직업의 기회가 지연되면서 취업 기회가 늦어지고 있어 주택 마련 저축도 힘들어 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진단했다.
▶공급 감소
주택렌트 전문 플랫폼 렌트투오운랩스(renttoownlabs.com) 마틴 오렌피스 대표는 “Z세대는 그 어느 세대보다 비싼 대학 학비 및 학비 대출금 상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대”라며 “게다가 아파트 렌트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어 주택 마련을 위한 저축도 힘들다”고 분석했다. 또 그는 “최근 고물가에 임금 정체 현상까지 지속되면서 Z세대 주머니 상황은 이전 세대의 20대때보다 훨씬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Z세대가 이전 세대보다 주택 구매가 힘든 점에 대해 오렌피스 대표는 “Z세대의 주택 구매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은 부동산 투자자들이 비교적 저렴한 주택을 임대용으로 사들이고 있어 이들을 위한 공급 감소도 한몫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택 구매 의지
부동산 전문가들은 “결국 세대불문 집을 사려면 다운 페이와 클로징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 모기지 대출 자격이 있는지, 주택 유지비 능력이 있는지 등이 가장 중요한 요소 “라며 “그러나 요즘 같은 상황에서 Z세대들의 주택 구매 여부는 이들이 주택 소유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팬데믹을 겪은 Z세대는 주택 소유에 목메기 보다는 일과 휴식의 균형을 중요시여기고 저축을 모두 주택 구매에 투자하길 원치 않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에서 게임 개발 엔지니어로 근무하고 있는 김모(25)씨는 “어렸을 때이긴 하나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는 것을 경험한 뒤 부동산 시장을 포함한 어떤 경제 상황도 확실한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더욱이 상상을 초월하는 비싼 집값과 금리로 대도시에서 주택 구매가 요원해지면서 현재로서는 집 구매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집 사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가까운 미래에 주택을 구매하려는 Z세대들은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 퀘드월스닷컴(quadwalls.com) 척 밴더 스텔트 대표는 “주택 구매를 위해서는 지금부터 신용 점수를 높이고 소득 대비 부채율을 낮춰야 한다”며 “무엇보다 다운페이먼트를 위한 저축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20대 중반의 잠재 바이어들은 평생 살집을 목표로 쇼핑에 나서는 경우를 종종 본다”며 “그러나 그렇게 해서는 집 구매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일단 첫집에 대해서는 눈높이를 낮춰 작은 집을 구매한 후 집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주현 객원기자
출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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