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점수 없다고? 걱정 마! 더 많은 데이터만 넘겨줘”
▶ 스타트업들, 새로운 신용평가 방식 개발…다양한 개인 정보 분석해 대출자격 심사
▶ 대학에서부터 매입 중고차 가격까지 입력, 적용 확대 후 승인비율·대출액 크게 늘어나
수십 년 동안 신용도를 결정해 온 것은 두 개의 강력한 그룹이었다. 약 2억 명의 소비자들 파일을 갖고 있는 빅 쓰리 크레딧 기관들과 FICO 같은 크레딧 점수 산정기관들이다. 크레딧 점수 산정기관들은 미가공 데이터들을 크레딧 카드와 자동차 대출, 모기지 등을 위한 3자릿수의 열쇠로 변환시킨다. 그러나 수천만 명의 소비자들이 전통적인 크레딧 점수산정에서 제외되고 팬데믹이 현 시스템의 잠재적 문제점들을 노정하면서 기존 플레이어들과 번드르르한 스타트업들은 누가 대출을 받을 수 있고 얼마를 내야 할지를 결정하기 위해 온갖 종류의 데이터들을 긁어모으고 있다. 이른바‘대체 크레딧 산정방식’(alternative credit scoring)이라 불리는 이것은 소비자들에게 아주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들 중 다수는 대출을 위해 소비습관과 대학 학위의 구체적 내용 등 더 많은 개인 정보를 넘길 것을 요구받는 소수민족들과 저소득층이다.
“전통적인 방식의 크레딧 점수를 받고 있는 사람들의 규모는 생각보다 작다. 그리고 그것은 한동안 업데이트가 되지 않았다”고 대형 크레딧 기관들이 소유하고 있는 기존 크레딧 점수 산정기관인 VantageScore의 책임자인 실비오 타바레스는 말했다. 이 기관은 자신들의 모델에 대체 데이터를 추가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잠재적인 대출자들을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한 노력은 점차 두 가지 형태를 띠고 있다. 이 둘은 겹치기도 한다. 첫 번째는 사용자의 은행계좌로부터 현금 흐름과 거래에 관한 데이터를 얻는 것이다. Kabbage 같은 대출기관들이 해오고 있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당신의 지불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광범위한 정보들-여기에는 이미 크레딧 리포트에 들어 있는 정보과 당신이 구입한 중고차의 마일리지 혹은 당신의 데빗 계좌를 통해 얻은 행태 정보 등이 포함될 수 있다-에 인공지능을 적용하는 것이다.
당국은 최근 금융업계 등으로부터 인풋을 받아 이 두 가지 이슈에 관한 논의를 시작했다. 소비자 금융보호국(Consumer Financial Protection Bureau)은 인공지능이 일부 소비자들에 대한 편향성을 영구화시키고 비용을 너무 많이 부과하거나 그냥 부정확한 예측을 함으로써 리스크를 증폭시킬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보호국의 로힛 초프라 국장은 적절히 견제하지 않을 경우 새로운 알고리즘은 “담장 뒤의 블랙박스”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잠재적 대출자의 재정에 관해 좀 더 깊게 이해하는 것은 대출기관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정보가 된다. 크레딧 기록이 아주 빈약하거나 아예 없는 약 4,500만 명-미국 성인인구의 15%가 넘는다-은 아직 손길이 닿지 않은 돈이 되는 시장이다.
“FICO는 30년이 넘었다”고 직업의 종류와 교육수준 등 비금융 데이터를 개인 혹은 자동차 대출과 관련한 크레딧 결정을 내리는 데 사용하고 있는 업스타트(Upstart)의 최고 경영자 데이브 지라드는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은 수많은 사람들을 추위 속에 방치하거나 크레딧을 위해 더 많은 것을 치르도록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업스타트 플랫폼은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이 업체는 Cross River Bank 등 30개 이상의 대출기관들을 파트너로 갖고 있다. Cross River Bank는 올 3분기에 총 36만 건, 총액 31억3,000만 달러의 대출을 했다. 이는 1년 전보다 244%가 늘어난 것이다. 파트너 대출기관 중 최소 4곳은 최소 FICO 점수 규정을 없애 버렸다.
업스타트는 관계기관들에게는 일종의 실험실의 쥐가 되고 있다. 업스타트는 소비자 금융보호국으로부터 ‘무제재 확인서’(no-action letter)를 받은 첫 번째 비즈니스이다. 이 확인서에서 보호국은 업체에 대해 어떤 제재도 취하지 않는 대신 대출과 운영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해달라고 밝혔다.
보호국에 따르면 업스타트는 전통적인 모델을 따랐을 경우보다 27% 더 많은 대출승인을 해주었다. 반면 금리는 16%가 더 낮았다. 예를 들어 FICO 점수가 620에서 660인 ‘최고 근접’ 소비자들의 경우 액 두 배나 더 많은 승인을 받았다. 젊은 층과 저소득층의 경우도 상당히 나아졌다.
두 개의 소비자 보호단체들과 한 곳의 독립적인 감사기관의 모니터를 받기로 합의한 업스타트는 소비자의 크레딧 리포트에 들어 있는 정보와 들어 있지 않은 정보 등 총 1,000 데이터 포인트를 평가에 고려한다. 때때로 모델링 방식을 바꾸기도 한다. 이 업체는 대출자의 SAT와 ACT 점수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다닌 대학과 공부한 지역 그리고 고용 기록 등은 포함시킨다.) 대출자의 신청 액수도 요소가 될 수 있다. 업스타트 알고리즘이 적절하다고 판단한 액수 이상을 요청할 경우에는 불리할 수 있다.
다른 업체들도 비슷하다. 방식과 사용 데이터는 다르지만 말이다. 예를 들어 TomoCredit은 고객들의 금융 계좌를 들여다 볼 수 있는 허가를 받은 후 신청자들-심지어 무신용자에게도-에게 마스터 카드를 발급해 준다. 이 업체는 월수입과 지출 패턴, 저축계좌 그리고 주식 포트폴리오 등 5만 포인트의 데이터를 분석한다. 2분도 채 되지 않아 소비자들에게는 매주 완납해야 하는 100달러에서 1만 달러 사이의 크레딧이 승인된다. 이것을 제 때 잘 갚아 나가면 전통적인 크레딧 파일과 점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은행과 자동차 대출기관, 그리고 크레딧 기관들과 협력해오고 있는 LA 소재 Zest AI는 프레디 맥과도 일하고 있다. 프레디 맥은 전통적인 점수산정 모델에는 들어맞지 않는 사람들을 평가하기 위해 최근 이 업체의 도구들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업체 대표는 신청자의 크레딧 리포트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은 물론 중고차의 마일리지와 리세일 밸류 같은 정보를 고려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신청자의 체킹 계좌를 들여다보기도 한다.
같은 방식은 상당히 튼튼한 크레딧 기록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프로파일은 실시간으로 채워진다. 대출 상환이 유예된 팬데믹 기간 중에는 크레딧 점수만으로는 재정적 스트레스를 파악하기가 힘들어져 이런 정보들은 한층 더 유용하다.
소비자들에게 추가적인 정보를 더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존 크레딧 점수 산정 및 리포트 기관들이 점차 늘고 있다. 크레딧 기관인 엑스피리언의 부스트(Boost) 기능은 소비자들이 넷플리스나 디즈니 플러스 혹은 전화회사 같은 서비스 업체들의 청구서를 갚은 실적을 반영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고 있다. 이를 통해 대부분의 대출기관들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고객들의 평균 FICO 8 점수가 13점이나 올랐다고 관계자들은 밝혔다.
또 FICO는 새로운 점수인 UltraFICO를 시험 중이다. 이것은 사용자의 허락을 받아 그들이 소지하고 있는 현금 액수와 플러스 밸런스 기록 그리고 은행거래의 최근 기록과 빈도 등을 고려 요소로 반영해 전통적 모델을 증강시켜준다. FICO는 1,500만 명 이상이 새로운 방식에 의한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당신이 401(k) 플랜을 갖고 있는지 등 더 많은 정보가 미래의 계산절차에 포함될 수 있다고 FICO의 최고 경영자인 일 랜싱은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데이터에 대한 통제권을 더 많이 갖고 언제 무엇을 위해 데이터를 사용할지를 결정하는 소비자들이 우리 업계의 미래”라고 덧붙였다.
소비자 보호 기관들은 이것이 아주 중요한 문제라고 말한다. 점점 더 늘어나는 거래 데이터 사용이 많은 대출자들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체킹과 데빗 계좌들은 고겍을 드러내주는 정보들을 담고 있는 만큼 이것에의 접근은 자발적이어야 한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지금은 대략적으로 살펴보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당신이 어디서 샤핑을 하고 어떤 의사를 방문했는지까지 들여다보게 되지 않을까?
<By Tara Siegel Bernard>
< 출처:미주한국일보 2021. 12.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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