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가도 살던 집 안 팔고 임대 선호”
▶ 모기지 고금리 상황 속 주택 소유주들 입장 변화 “저금리 대출 포기 못해”
▶ 매물은 전년 대비 9% 급감
한인 박모씨는 지난 20년간 거주했던 패사디나 타운하우스를 팔고 작은 단독 주택으로 이사를 하고 싶지만 결국 포기했다. 지금 내고 있는 3%대 모기지 이자율에 비해 새로 사는 주택은 7~8%의 두 배 이상 높은 이자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박씨는 “기준 금리가 내년부터 내리기 시작한다고 하는데 5%대로 낮아지면 이사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인 김모씨는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어서 당분간 노부모님과 함께 살고 아케디아 주택을 임대노 내놓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많은 주택 소유주들이 이같이 기존 보유 주택을 팔지 않고 임대로 내놓기를 선호한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9일 부동산 매체 리얼터닷컴과 조사업체 센서스와이드가 지난 7월 주택 소유주 2,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60%가 다른 지역의 집을 구매하거나 임차하더라도 기존 집을 매도하지 않고 임대할 것을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이는 현재 주택 소유자들의 상당수가 코로나19 발발 직후인 2020년과 2021년 제로 금리의 장점을 이용, 모기지를 새로 받거나 저금리 대출로 갈아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책 모기지 업체 프레디맥에 따르면 30년 고정금리 모기지의 평균 금리는 최근 7.23%까지 치솟아 2001년 이후 22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모기지 평균 금리가 7%를 웃도는 상황에서 현 보유 주택을 팔고, 2∼4%대 저금리로 빌린 30년 만기 대출을 갚을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주택 소유주들이 팔기를 꺼려하면서 인한 매물 부족으로 주택 가격은 상승하고 있다.
가주부동산협회(CAR)에 따르면 지난 7월 가주 내 단독주택 판매는 26만9,180채에 불과, 전년 동기 대비 9%나 감소했다. 반면 판매 중간가는 83만2,34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했다.
또한 리얼터닷컴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7월 말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주택매물 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9% 감소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기 전인 2020년 초보다 46%나 줄었다.
주택 매물이 줄면서 집값은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대표적 집값 지표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에 따르면 6월 전국 주택 가격은 전달보다 0.9% 올랐다. 이는 지난해 6월 정점에 비해 불과 0.02%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주택 가격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릿저널(WSJ)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RB)가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올렸던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됐던 주택가격 내림세가 끝나고 상승세가 굳어졌다는 분석을 내놨다.
컨설팅업체 KPMG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다이앤 스웡크는 ”시장에서 주택 수요가 급감했지만, 공급은 완전히 사라졌다“며 ”이같은 여건에서 주택 가격이 다시 하락하기는 힘들 것 같다“라고 말했다.
<출처: 미주 한국일보 2023.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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