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보험 20% 급등…산불 지역 3배까지
가뭄에 산불 피해 잦아져
위험지역 수 마일로 확대
지역·조건 따라 천차만별
그나마 ‘페어플랜’이 대안
#.산불 위험 지역에 인접한 집을 소유한 A씨는 갱신된 주택보험료를 보고 깜짝 놀라 보험사에 연락했다. 연 보험료가 3배나 뛰었기 때문이다. 보험사는 산불 시즌에다 심한 가뭄으로 산불 위험성이 높아졌고 실제 피해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A씨는 다른 보험사의 문을 두들겼지만, 보험료에는 큰 차이가 없고 커버리지가 되레 축소되면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보험을 유지하기로 했다.
#.LA에 집을 가진 B씨는 주택 관련으로 보험 보상을 신청하지 않았는데도 보험료가 7% 정도 인상됐다. 보험사에 알아봤더니 보험사 손실률 상승 때문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보험사 쇼핑을 했지만, 혜택을 볼 수 있는 업체 찾기가 힘들었다. 모기지 융자 때문에 주택보험이 꼭 필요해서 B씨도 주택보험료 인상분을 감내하기로 결정했다.
고물가 시대에 주택 보험료 역시 주민들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치솟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캘리포니아 주택소유주들은 산불과 화재 등의 피해로부터 집을 보호할 중요한 수단을 잃거나 막대한 비용을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모기지 융자를 받아서 집을 구매한 경우, 주택보험을 갖고 있지 않으면 나중에 낭패를 보기 십상이어서 주의가 요구된다. 한인 보험 업계 관계자들은 “평균적으로 보험료가 20%정도 인상됐다. 지역과 주택 조건에 따라 인상 폭은 천차만별”이라며 “화재 위험이 높은 지역과 그 인접 지역의 경우엔 보험료가 2~3배 급등하기도 했으며 산불 발화 가능성이 낮은 지역은 인상 폭이 대체로 5% 정도”라고 입을 모았다.
보험사들은 화재 위험 지역의 범위를 산·숲·하이킹 코스로부터 반경 수 마일까지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서 더 많은 가입자의 보험료가 올랐다는 것이다.
진철희 캘코보험 대표는 “산불 위험 지역에 집을 둔 한 고객의 연간 주택보험료가 5000달러에서 1만5000달러로 껑충 뛰었다”며 “다른 보험사를 찾았지만 마땅한 업체나 보험 상품을 찾을 수 없어서 가입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지난해 플로리다에서 12층 아파트 붕괴 사고로 때문에 주택보험 업체를 위한 재보험 비용이 급증했고 대형 산불과 홍수 등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로 인해서 주택보험사들의 손실률이 높아짐에 따라 업체들이 이를 보전할 목적으로 보험료를 전반적으로 올린 것도 주택보험료 인상에 일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이슨 장 써니보험 대표도 “모기지 대출을 받아 집을 장만한 경우, 임의로 주택보험을 해지하고 새로 가입하지 않다가 대출 업체에 발각되면 대출업체가 선정한 주택보험에 강제로 가입된다”며 “대체로 이전 보험보다 커버리지 제한이 크고 보험료는 비싼 경우가 다반사”라고 강조했다.
주택보험료 인상은 전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젠스가 올 1월부터 전국 43개 주정부에 접수된 보험료 인상 요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34개 주에서 보험료 상향 조정 요구가 있었다. 캘리포니아의 보험사들의 요청 인상률은 평균 15.3%였으며 워싱턴주는 12%, 애리조나 11.1%, 조지아 9.9%, 뉴멕시코 9.1% 순으로 높았다. 단, 캘리포니아의 경우, 인상 요청에 해당하는 가입자 수가 타주와 비교해서 적었다.제이 유 미주한인보험재정전문인협회(KAIFPA) 회장은 “주택보험 가입이 정말 어렵다면 최후의 대안은 가주페어플랜(FAIR Plan)”이라며 “주택이나 사업체 모두 가입할 수 있으며 가입자는 화재. 가스 폭발 사고 등의 재해로 인한 집안 물품과 주택의 손실에 대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반 주택보험보다 보상 범위가 매우 제한적이라서 이를 커버해 주는 추가 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진성철 기자
출처:미주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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