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들 정지 위반만 해도 면허 재시험
한인타운 인근 단속 강화
65세 이상에 재시험 통지
“고령화, 안전운전 위협”
시력검사·시험 등 거쳐야
최근 가벼운 교통위반으로 경찰에게 적발돼 면허까지 뺏기는 한인 시니어들이 늘고 있다.
시니어 운전자들이 연루된 교통사고가 증가하자 이에 대한 경찰의 단속이 강화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LA한인타운 인근에서 47년째 김스운전학교를 운영 중인 김응문 교장은 “교통위반으로 단속에 걸린 한인 시니어들이 티켓을 발부받는 대신 면허를 뺏기고 재시험 통지서(Notice of Re-Examination)를 받는 등 강력한 조처를 받고 있다”며 “이와 관련된 문의가 연간 40~50건에 이르고, 팬데믹 이후 도로에 차가 많아지면서 더욱 늘었다”고 7일 말했다.
김 교장에 따르면 이들은 대부분 60~70대 시니어 운전자들이다. 최근 수년 새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가 증가하면서 경찰이 단속의 고삐를 조이는 모습이라고 그는 전했다.
실제로 국립안전협회(NSC)가 발표한 2008~2020년 교통사고 사망자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교통사고 사망자는 팬데믹 전인 2019년 934명으로 12년 사이 최대를 기록했다. 가장 사망자가 적었던 2011년(723명)보다 29% 더 늘었다.
김 교장은 “고령화로 인해 나이 든 운전자들도 많아졌다”며 “하지만 퇴행성 근시와 기억력 쇠퇴, 무릎 관절 문제 등은 안전운전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김 교장에 따르면 특히 한인 시니어들이 단속에 가장 많이 걸리는 교통위반 중에는 ▶구급차 이동 등 비상신호 지시에 적절하게 반응하지 못할 때 ▶다른 차량이나 보행자에 즉각 반응하지 않았을 때 ▶차선을 위반했을 때 ▶야간 운전 시 헤드라이트를 켜지 않았을 때 ▶적색 및 스톱 사인에 정지하지 않았을 때 등이라고 전했다.
최근에도 가디나에 거주하는 60대 한인 여성이 윌셔 불러바드에서 길을 건너는 운전자를 보지 못하고 우회전을 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고 김 교장은 전했다. 하지만 이 여성은 벌금 티켓 대신 면허를 빼앗기고 재시험 통지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특히 LA한인타운의 3가와 버몬트, 올림픽과 웨스턴, 윌셔 불러바드 선상에서 단속이 많다”며 “단속에 적발됐을 경우 동일한 상황이더라도 65세 이상의 고령이면 경찰이 운전면허 재시험을 요구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또한 해가 길어지는 여름에 단속에 걸리는 한인 시니어들이 더 많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인경찰공무원협회(KALEO) 벤 박 회장은 “운전자가 나이가 많고 경찰이 보기에 운전이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재시험을 요구할 수 있다”며 “교통경찰뿐만이 아닌 어느 경찰도 집행이 가능하며 현장에서 면허 회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경찰 재량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재시험 통지서를 받게 되면 10일 내로 가주차량국(DMV)의 운전자 안전 사무실(Driver Safety Office·DSO)로 연락해 방문 예약을 잡아야 한다.
DSO에서는 교통위반 운전자들에게 인터뷰와 시력 검사, 필기 및 실기 시험을 진행한다.
만약 이 과정에서 운전실력이 미달한다고 판단하면 경우에 따라 프리웨이나 야간 운전이 금지되는 제한면허(Restricted License)를 받거나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
현재 김스운전학교는 한인 시니어들의 사고 예방 및 운전기술 향상을 위한 DMV 인가를 받은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문의:(323)731-0833
장수아 jang.suah@koreadaily.com
출처 중앙일보
0 comments